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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록] 격구를 폐하자는 사간원의 청을 윤허하지 않다

 이름 : 

(2007-02-02 22:03:23, 7113회 읽음)

세종 30권, 7년( 1425 을사 / 명 홍희(洪熙) 1년) 11월 20일 을묘 1번째기사
격구를 폐하자는 사간원의 청을 윤허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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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사를 보았다. 사간원에서 계하기를,

“신 등이 가만히 병조의 공문서를 보니, 무과(武科)의 시취(試取)와 봄·가을의 도시(都試)에 모두 격구(擊毬)의 재주를 시험하고 있는데, 이것은 사졸들로 하여금 무예(武藝)를 연습하게 하려는 깊은 생각에서 나온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격구(擊毬) 유희는 고려가 왕성하던 때에 시작된 것으로서, 그 말기(末期)에 이르러서는 한갓 놀며 구경하는 실없는 유희의 도구가 되어, 호협(豪俠)한 풍습이 날로 성(盛)하여졌으나, 국가에 도움됨이 있었다는 것은 아직 듣지 못하였습니다. 〈옛날 중국의〉 한(漢) 나라와 당(唐)나라의 축국(蹴鞠) 격환(擊丸)이 다 이와 비슷한 것입니다. 비록 전투(戰鬪)를 익힌다고 하나, 다 유희하는 일이 될 뿐 만세(萬世)의 본보기가 될 만한 제도는 아닙니다. 선유(先儒) 주희(朱熹)도 또한 타구(打毬)는 무익한 일이므로 하여서는 안 된다고 하였습니다. 우리 태조 강헌 대왕(康獻大王)과 태종 공정 대왕(恭定大王)께서 무예(武藝)의 기술을 훈련시키는 데 갖추어 실시하지 않는 것이 없었으나, 일찍이 이 격구에는 미치지 않았으니, 어찌 무익하다고 생각되어 실시하지 않았던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제 우리 나라는 무예를 훈련하는 데에 있어 이미 기사(騎射)와 창(槍) 쓰는 법이 있으니, 어찌 격구(擊毬)의 유희를 하여야만 도움이 있다고 하겠습니까. 그렇다면 이 법은 다만 지금에 유익함이 없을 뿐만 아니라, 뒷세상에 폐단을 끼칠까 두렵습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격구의 법을 정지(停止)하여 장래의 폐단을 막으소서.”

하였다. 임금이 말하기를,

“나는 격구하는 일을 반드시 이렇게까지 극언(極言)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니, 지사간(知司諫) 고약해(高若海)가 대답하기를,

“신 등이 〈격구를〉 폐지하자고 청한 것은 다름 아니라, 뒷세상에 폐단이 생길까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바야흐로 성명(聖明)하신 이때에는 비록 폐단이 있기에 이르지 않으나, 뒷세상에 혹시나 어리석은 임금이 나서 오로지 이 일만을 힘쓰는 이가 있다면, 그 폐단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하고, 이어 옛 시[古詩] 한 귀절을 외우니, 임금이 말하기를,

“이 법은 〈중국 고대의〉 황제(黃帝) 때에 처음 시작하여 한(漢) 나라와 당나라를 거쳐 송(宋) 나라·원(元) 나라 시대에 이르기까지 각기 다 있었던 것이니, 저들이 어찌 폐단을 알지 못하고 하였겠는가. 다만 무예를 익히고자 하였을 뿐이다. 전조의 말기에도 또한 이 일을 시행하였으나, 그들이 나라를 멸망하게 한 것이 어찌 격구의 탓이겠는가. 내가 이것을 설치한 것은 유희를 위하여 한 것이 아니고, 군사로 하여금 무예를 익히게 하고자 한 것이다. 또 격구하는 곳이 성밖에 있으니, 무슨 폐단이 있겠는가.”

하였다. 의정부·육조·사헌부·사간원의 관원들이 나간 뒤에, 임금이 대언(代言)들에게 일러 말하기를,

“내가 잠저(潛邸)에 있을 때 일찍이 이 일을 시험하여 보았는데, 참으로 말타기를 익히는 데에 도움이 되므로, 태종(太宗) 때에 하고자 하였으나, 마침 유고(有故)하여서 실행하지 못하였다.”

하였다. 좌부대언(左副代言) 김자(金赭)가 대답하기를,

“전조의 말기에 모여서 격구를 보았으므로 인하여 음란한 풍습이 있었습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이 시대에는 비록 격구를 보지 않으나, 어찌 음란한 여자가 없겠는가.”

하였다.

【영인본】 2 책 702 면

【분류】 *왕실-의식(儀式) / *인사-선발(選拔) / *군사-병법(兵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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