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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견] 택견의 미학적 논의

 이름 : 

(2006-07-01 22:11:39, 7031회 읽음)

택견의 미학적 논의

                          안 용 규
                    (한국체육대학교)

1. 서언

택견은 중요무형문화재 제76호로써 국가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는 우리나라의 무예이다. 1962년 1월 10일 문화재보호법이 공포되었고, 이에 따라 1983년 국가로부터 송덕기, 신한승이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으며, 1996년 정경화가 중요무형문화재 택견보유자로 인정을 받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문화재는 유형문화재, 무형문화재, 천연기념물, 민속자료 등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무형문화재란 전통문화 중에서 문화적 가치가 크고 이를 지정하지 않을 경우에는 겨레의 문화적 손실을 가져오거나 인멸의 우려가 있으며, 또한 그 중요성이 인정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전통문화의 가장 중요한 관점은 문화유산의 원형보존일 것이며, 그의 원형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 문화를 창조한다는 사명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 전통문화의 참 뜻일 것이다. 우리나라 전통문화 중에서는 원형보존의 단편적 개념, 즉 외현의 모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원형의 의미마저도 찾아내지 못하는 사례가 있다. 그러나 다행히도 택견은 송덕기, 신한승, 정경화의 계보를 통해 실전하게 되어 원형보존과 함께 현재에 이르러 그의 근원적 의미까지도 전래가 가능하게 되었다.  
  이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진리는 모든 것이 변화한다는 것이다. 특히 무형문화재로써 택견은 기계에 의해 모방되고 보존되는 것이 아닌, 인간 행위의 반복적 수련에 의해 전래되어 온 것이다. 인간의 행위 중 한번 행한 동작과 완벽하게 동일한 동작은 영원히 다시 행할 수 없으므로 원형을 바탕으로 시행착오를 거쳐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신한승이 “택견의 몸짓이란 원형에 근본을 두는 것이지만 개인차가 있을 수 있다. 인간문화재의 몸짓은 그 시대를 표현하는 것이다. 인간문화재가 돌아갔다는 것은 그 시대 택견 몸짓의 마감이며, 새로운 택견 몸짓의 시작이다. 또한 자신의 몸짓은 이 시대 택견의 몸짓을 대변하는 것(정경화, 2005)”이라고 언급한 내용은 택견의 발전을 위한 가변성의 논리와 함께 인간문화재로서의 임무를 제시해주는 직접적적인 표현이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택견은 유희 그리고 무술, 무예라는 특성 속에서 인간의 상승에로의 욕구(eros)로써 질적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게 될 것이며, 외형의 모방에 머무르지 않고,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지속적인 연구를 진행해야만 할 것이며, 기술성의 발달과 함께 미학적 가치에 그 의미를 두고 발전해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즉 택견의 원형보존이란 ‘택견의 본래 의미를 찾아내어 기술성의 발전과 함께 진정한 맛을 일구어 내는 것’으로 표현할 수 있으며, 또한 그 맛을 토대로 우리나라 전통의 멋을 담아 맛과 멋을 함께 발전시켜 나아가야 하는 것이 현대를 사는 택견인의 사명일 것이다.
  우리나라는 태권도의 모국으로써 태권도가 택견의 영향아래 변모·발전되어온 것으로 언급되고 있으나, 그 누구도 태권도와 택견의 상관성에 대한 언급은 없으며, 태권도계에서는 단 한번도 택견에 대한 배려나 택견의 발전을 위해 노력한 적이 없었다. 태권도와 택견 모두가 실증주의적 사관을 바탕으로 역사성을 언급할 때에는 일제강점기까지 모든 역사적 내용이 동일하게 표현되고 있다. 예상컨대 태권도가 우리나라 전통무예로부터 출발된 순수 우리의 무예라면, 그리고 택견의 기술성을 이어받은 것이 태권도라면 당연히 국기원에 택견연구소가 있어야 하며, 택견을 위한 조력에 정진해야 할 것이다. 틀림이 없는 것은 일제강점기 또는 해방 이후를 기점으로 나타나는 태권도 발전사에는 현재의 태권도에 나타나는 발기술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으며, 단지 택견의 발기술에서만이 유력한 근거를 찾아볼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태권도의 근원적 뿌리를 찾는 작업의 근저에는 택견이 존재할 수밖에 없으며, 택견의 학문적 지식체계 확립을 위한 노력은 태견의 발전이라는 울타리를 넘나드는, 즉 우리나라 무예의 학문적 발전을 위해 대단히 가치있는 작업이다.  
  아름다운 움직임 또는 아름다운 동작에서 훌륭한 운동수행이 만들어진다는 말이 있듯이 체육의 현장, 특히 스포츠, 전통무예의 현장에서 ‘멋지다’ ‘기가 막히다’ ‘굉장하다’ ‘통쾌하다’ ‘아름답다’ ‘멋지다’ ‘맛이 난다’ ‘장중하다’는 표현을 종종 사용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표현을 구체화시키고 형식화시키는 방법은 없을까? 이러한 운동의 상황에서 인간의 감성적 표현들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그리고 이러한 아름다움의 근거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이러한 의문은 철학으로 그 대답이 가능하다.
  철학은 인간과 자연에 대한 근원을 탐구하고 그 세계의 해답을 찾으려는 노력을 경주해왔다. 일반적으로 What, Why에 대한 질문과 그의 해답은 바로 철학적 질문이며 철학적 답변이고, 이러한 철학의 영역에서 형이상학과 인식론 그리고 가치론적 연구는 인간 삶에 크나 큰 공헌을 해왔다. 간단하게 말해서 형이상학이 실재와 존재를 다루고, 인식론이 지식을 다루며, 가치론이 진선미를 다룬다고 할 때, 가치론에서 선을 다루던 윤리학과 미를 다루던 미학이 현대에는 그 영역이 확대되어 각각 독립을 하게 되었다. 따라서 최근 철학의 영역을 구분할 때는 형이상학, 인식론, 윤리학, 미학으로 나누기도 한다.
고대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예술의 영역에서 인간의 동작과 운동의 미적 요소를 다룬 작품은 그 수를 헤아릴 수가 없을 정도로 많다. McCloy(1940)가 "체육의 다음 발전단계는 미학분야가 될 것이다"라고 예견한 이후, 약 60여년이 지나온 동안 세계 체육학계에서의 체육미학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확대되어 왔다. 특히 1960년대에 접어들면서 많은 체육학자들은 스포츠와 예술의 관계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심미적 차원에서 스포츠를 분석하였으며, 스포츠가 예술창작의 소재가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예술의 한 영역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따라서 현대에 이르러 체육과 스포츠, 무예, 무용 등에서 미에 대한 문제는 바로 그 근원적 존재 가치와 심리적 접근 문제 그리고 육체적인 아름다움에 대한 미학적 접근을 깊이 있게 시도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인간의 본능적 미에 대한 느낌의 이념을 초월하는 것이다. 이러한 인간의 근원적인 문제를 인간 움직임의 현상 속에 적용한다면 이것은 새로운 학문 분야로써 미학론을 개척해 나갈 수 있을 것이며, 택견과 같은 무예의 가치를 증폭시킬 수 있는 학문적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 글은 앞서 말한 감성적 표현이나 심미 현상에 대한 의문의 영역은 바로 미학으로부터 그 해답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제하에서, 우리나라 전통무예인 택견에 대한 미학적 탐색을 실시하고자 한다. 특히 택견의 발전을 위한 논리형성의 조력을 위해 시작되었으므로 택견의 가치를 표상화 시킬 수 있는 기회의 마련에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2. 체육미학 : 신체미, 인체미, 운동미

미학이라는 명칭은 18세기 중엽 바움가르덴(A.G. Baumgarten)이 그 어원상의 의미로 ‘감성적 인식의 학’이라고 정의내린 에스테티카(aesthetica)에서 비롯되었다. 이 용어는 본래 ‘감각 또는 지각’을 의미하는 그리스어인 아이스테시스(aisthēsis)에서 유래한다. 즉 미학(aesthetics)은 미에 대한 준거 기준을 결정하고 연구하는 것이다(안용규, 2000).
  미학은 예술뿐만 아니라 예술가나 그들이 만들어 낸 작품의 감상 또는 자연미와도 관계되며, 체육·스포츠 현장에서도 미적 감흥을 불러일으킬 만한 요소들이 산재해 있다. 예를 들면, 체조선수가 공중회전을 하는 장면이나, 축구선수가 공중으로 날아오는 볼을 점프하면서 머리로 다이빙 슛하는 묘기나, 택견하는 사람이 맞서기에서 상대를 넉아웃시키는 장면을 보노라면 예술의 걸작품을 보거나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들을 때 느낄 수 있는 쾌(快), 즉 미적 감흥을 느낄 수 있다.
미학 연구에서 형식은 내용의 존재방식이며, 대상의 표면현상으로써 주로 직접 우리들의 지각에 주어지는 선·색·음·소리 등의 복합체를 가리키지만, 또한 지각에 수반해서 우리들의 내면에 환기되는 상상직관적 형상도 포함된다. 형식미는 최고의 형식원리인 다양성에서의 단일성을 비롯하여 균제(symmetrie) 균제(symmetrie)는 수량·크기·형상·색채 등에 있어서 완전히 합치하면서 반대의 반향으로 전개되는 경우, 즉 좌우대칭을 말하며, 균형의 의미로 사용된다., 비례(proportion) 비례(proportion)는 전체에 대한 부분들의 상호관계 또는 한 부분과 전체 및 서로 다른 두 개의 것 사이의 직관적으로 쾌적한 비례관계를 말한다. 짜이징(Zeising A.)은 아름다운 비례의 수적 기본관계를 황금분할(golden section, 1:1.618)로 간주하여 이것을 형식법칙이라고 했다. , 조화(hamonie) 조화(hamonie)는 두 개 또는 두 개 이상의 부분이 서로 차이점을 갖고 대립하면서도 어우러져 통일적 인상을 주는 경우로서 색의 조화, 음악에서 음의 동시적 결합에 있어서의 협화적 관계를 의미한다., 율동(rhythmus) 율동(rhythmus)은 일정한 단위의 규칙적인 반복에 의한 음 또는 형체의 운동의 분절(分節)을 말한다. 음악·시·무용 등의 시간예술에 있어서의 기본적인 형식원리이다.  등이 있으며, 이 밖에도 대조·반복·누적 등의 여러 가지 미적 형식원리가 있다.
체육에서의 미학적 논의는 전통의 운동종목에서부터 최근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운동종목까지 수많은 부분에서 예술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현대 스포츠에서 심미 특징을 강조한 종목, 특히 피겨스케이팅·발레스키·수중발레·다이빙·리듬체조·댄스스포츠 등은 미적 감흥을 불러일으킴으로써 그 매력을 더해가고 있다.
이와 같은 사회의 수요는 우리가 미학이론을 통해 스포츠 현상을 분석함으로써 심미가치를 충분히 인식하게 되었고, 그것을 탐구하는 하나의 새로운 연구 분야로써 체육·스포츠 미학을 맞이하기에 이르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름다움을 논할 때에는 주로 건축·조각·회화·음악·희극·문학 등의 예술을 연상하지만, 체육·스포츠에 무슨 미가 있는가라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격투 동작 또는 무술의 연출을 보게 되면, 그 동작의 형상에 있어 동(動)·정(靜)·속도(速度)의 선명함은 사람들로부터 박수를 받게 된다. 체조선수가 깨끗한 카펫 위에서 뛰어오르고, 때로는 공중으로 나는 듯이 연기하고 착지했을 때의 그 곡선과 유연한 동작은 미의 극치를 이룬다. 또한 안개 속으로 나는 듯한 스케이팅에 음악의 선율에 곁들인 여러 가지 자세, 경쾌한 질주, 아름다운 복장과 소리, 색상, 광선, 형식적 운동 등으로 인해 한 폭의 그림과 같은 느낌은 인간에게 쾌(快), 즉 미감을 만끽시켜 준다.
체육활동에는 미의 현상이 크고 광범위하게 존재되어 있다. 수많은 운동 종목들이 예술과 실타래처럼 얽혀져 있어 경기장은 사람들의 심미활동에 중요한 장소가 되곤 한다. 또한 예술 창조활동에도 독특하고 풍부한 매력적 모습을 제공해 주게 된다.
체육미학의 연구영역은 미적 범주(aesthetic category) 미적 범주는 그 근저에 정신적 가치를 내용으로 하는 공통의 원리적 구조나 성격을 띠면서 무한한 다양성 속에서 존재하는 미의 특수상을 숭고·비장·골계 등 공통성과 특질성에 근거하는 몇 가지의 미적 유형개념으로 구분한 것이다. 즉 미적 범주는 사유 혹은 존재의 근본형식을 의미하는 철학상의 범주개념을 미학에 적용한 것이다. 에서 찾을 수 있다. 딜타이(Dilthey W.)는 객관이 주관에 완전히 적응하여 불쾌가 혼입되지 않은 충족상태에서 이상미를 찾고, 이것을 중심으로 숭고·비장·가련·골계를 배치했다. 이 방법을 보다 조직적으로 발전시킨 것이 데스와(Dessoir M.)의 범주론인데, 그는 미적 감정의 질적 차이에 근거하여 미, 숭고미, 우미, 비장미, 골계미, 추로 나누었다. 여기서 미는 이상미를 의미하며, 주관 및 객관의 합일이다. 숭고와 비장은 각기 주관에 대한 객관의 우월에서 유래하며, 우미와 골계는 각기 작은 대상에 대한 주관의 우월에서 유래한다. 추는 부조화로 미적 범주에는 들어가지 않지만, 미에서 벗어난 각 범주의 계기로 이용된다. 즉, 미적 범주는 이념과 형상, 자연인식과 도덕의지, 주관과 객관, 소재적·정관적과 인격적·창조적 등과 같은 대립적 계기의 역동적인 긴장관계에 존재하는 미적 체험의 근본 구조로부터 도출되는 것이다(안용규, 2002).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체육·스포츠 현장에서의 포괄적인 미학적 논의를 체육미학이라 한다면, 체육미학은 예술가들만의 것이 아니라 이미 체육미학 또는 스포츠미학이라는 학문적 용어로 1960년대에 러시아와 유럽의 동구권을 비롯하여, 중국, 미국, 일본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발전하고 있으며, 예술학과 더불어 공존되어 왔다.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를 출발점으로 정응근, 김창룡, 김정명, 안용규, 임일혁 등에 의해 체육 및 스포츠미학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최초로 체육미학이란 교과목이 2000년 한국체육대학교 박사과정에 만들어짐으로써 이제 교육과정 속에 당당히 자리를 잡게 되었다.
따라서 체육미학이란 체육의 심미적 현상을 연구하는 학문이라 할 수 있으며, 인간의 신체운동이 바로 체육의 존재 방식이며, 체육의 구체적 표현 수단이므로 체육의 심미적 대상은 운동을 행하는 모든 사람이다. 체육미학에서 가장 중요한 연구대상은 인간의 움직임이며, 그것은 바로 신체미와 운동미이며, 신체미와 움직임의 결합에 의해 운동미가 연출된다. 철학적 의미에서 말할 때, 어떠한 신체운동이라도 똑같은 동작의 중복은 절대로 있을 수 없으므로 우리는 이형동량(異形同量)으로 조합된 동작의 외관에서 미학의 차이를 찾아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생물역학의 용어를 써서 동작을 평가할 수도 있다. 동작의 좋고 나쁨은 운동을 행하는 인간의 예술적 고저, 즉 운동기술의 우열을 보여주며 합리적 동작에 접근할수록 심미요구에 부합되어 우수한 심미적 평가를 얻게 된다.
신체미는 인간의 건강한 신체를 통해 표현되는 미이다. 신체미는 인체의 양호한 생리적 균형과 평안한 심리가 적절히 조화되어 드러나는 건강의 미이다. 신체미는 생명활동을 진행하는 유기체에 의해 표출되는 미로써 해부학적 특징과 신진대사의 생리적 균형과 조화에 영향을 받는다. 인체미는 예술적 개념으로 예술가의 형상사유가 작품 가운데 응집된 결정이며, 주로 회화·조소 등을 통해 인간의 시각적 기관에 작용한다. 인체미는 주로 인체표면의 윤곽미를 가리키며, 신체미는 생기 있는 정체(正體)를 단계적으로 관통하는 것이다. 신체미는 정신미·영혼미·행위미 등의 개념과 대응되며, 인체미는 인간과 기타 사물 속성의 개념과 구분할 수 있고, 동식물 및 자연계의 기타 물질미와 구별된다. 즉 신체미는 동적 인체미라고 할 수 있으며, 인체미는 정적 신체미이며, 신체미는 인체미의 원류이고 인체미는 신체미의 승화라 말로 대변할 수 있다.
체육은 신체미를 창조하는 적극적인 원동력이며, 신체미를 표현한 예술품은 인간의 심미 항로를 밝혀주는 등대라 할 수 있다. 신체미는 대체로 신체 윤곽을 표현하는 인체미의 포함은 물론 인체미가 포괄하지 못하는 내용까지도 섭렵하고 있으며, 동시에 현실에 있어 독특한 심미대상으로 작용하여 체육활동이라는 사회문화 현상과 밀접한 관계를 성립한다(안용규, 2002).
운동미는 신체의 운동미를 일컫는 것으로 체육활동 중에 표현되는 인체의 미로써 사회 문화생활을 반영한다. 이러한 운동미는 일종의 특수한 심미대상으로써 인간의 신체운동, 즉 스포츠(sport)·활동(activity)·동작(movement)·경기(game)·운동(motor)·놀이(play) 등의 종합적 개념을 가진 전인교육을 위한 신체운동을 말한다. 운동미는 신체미를 기초로 하는 미학의 중요한 연구대상이다.
체육에서의 운동은 생기와 생명력이 풍부한 신체미를 충분히 드러낼 수 있다. 운동미는 건강한 신체를 형상화하는 과정 중에 표현되는 것으로 시간과 공간에서 순식간에 사라진다. 그것은 인간의 체육활동 가운데 생명운동과 사유운동의 각종 형식을 통해 발생되는 종합적인 효과이며, 그 현상은 매우 복잡하다. 우리는 습관적으로 ‘산뜻하다’ ‘정확하다’ ‘조화롭다’ ‘민첩하다’ 등의 추상적 평가로 동작미를 측정하고 있다. 동작의 좋고 나쁨은 운동하는 사람의 예술적 고저, 즉 운동기술의 우열을 보여주며 합리적 동작에 접근할수록 심미요구에 부합되어 우수한 심미적 평가를 얻게 된다.
특히 신체운동형태의 형식미는 운동미를 평가하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즉 형식미는 우주만물에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일정한 색·형·음 등으로 구성된 형식의 미를 가리킨다. 예를 들면 통일·대칭·비례·균형·대비·조화·점층·곡선·리듬·다양성과 단일성은 오랜 심미의 역사 중에서 고정된 것으로 형식미의 법칙이 되었다(湖小明, 1992).
모든 형식미의 법칙은 신체와 운동에서 파생된 것이다. 형식미 법칙의 운용은 현대의 수많은 경기종목으로 하여금 독특한 심미 특징을 갖도록 하였다. 운동종목 중의 미는 구체적으로 내용과 형식의 통일이며, 주로 미의 형식이 직접 관중의 미감에 호소하도록 구성된다. 심미활동의 선택 수정된 운동의 형식으로부터 형식미의 법칙을 개괄해낼 수 있다. 이러한 법칙은 상대독립성이 있으며, 경기 활동에 적절히 활용할 수 있으며, 각 종목의 특징을 최대로 강조할 수만 있다면 더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3. 무예의 미학

안용규(1995)는 인류의 발생과 더불어 자기 생명을 보존하기 위하여 행해졌던 동작들이 인간의 인지가 발달되면서 체계화되어 무술과 무예 또는 무도로써 불려지기 시작하였다고 주장하였고, 나영일(1997)은 무술, 무예, 무도의 개념에 대해서 무(武)의 어원적인 의미를 분석하는 작업과 함께 술(術), 예(藝)에 대한 분석작업을 함께 시도함으로써 무술, 무예, 무도의 개념을 구분하려고 하였다(안용규, 2002).
  무예의 용어에 있어 중국에서는 法 또는 術이라 지칭하였다. 예컨대 검법, 검술, 창법, 창술, 권법, 권술 등이 그것이다. 이를 일본에서는 道라 일컫는다. 검도, 유도, 합기도 등이 그것이다. 중국에서 말하는 법이나 술은 전투하는 방법 또는 기술이며, 일본의 도는 인간이 마땅히 지켜야 할 최고의 윤리적·도덕적 규범이다(임동규, 1991).
  일본 무도의 개념변천 과정에 대해서는 두 가지 상이한 해석이 가능한데, 첫째는 '術→藝→道'로서의 진화적 변천과정으로 파악하는 견해로써 오직 실용적 목적만이 중시되는 '술'의 단계에서 실용적 목적을 넘어서서 기술의 추구 또는 기술의 극치를 추구하는 '예'의 단계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단지 기술을 통한 철학적 정신의 추구와 수련의 목적인 교육적 차원을 갖는 '도'의 단계로 진화해 왔다는 것이다. 무술은 기술의 측면에서 싸움기법에 목적을 두고 기술적인 성실, 전략적인 작용, 수단적인 방법을 내용으로 하여 무예는 일반적으로 범위가 넓은 용어로써 각 무술종목을 포괄적으로 암시한다고 하였다. 즉 무도는 무술로부터 유래된 체계적인 교육방법을 가지고 있으며 목적달성을 위한 교육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다(안용규, 2002).
  또 다른 개념으로써 도(道)는 만물의 생성, 변화, 발전을 설명하는 기본 원리이다. 도는 모든 사람이 걸어가야 할 길이며 반드시 다녀야 하고 또 다니지 않으면 안 되는 길을 의미한다. 결국 몸을 통한 기술의 표현이라는 의미에서 무술 혹은 무예라는 표현이 적절하게 사용될 수 있다(최복규, 1995).
  결국 무와 도의 결합은 무를 습득하는 방법뿐만이 아니라 '무를 통한 철학적인 경지로써 인간이 가야할 길에 도달한다'는 형이상학적인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 즉 무도는 무를 통한 인간의 참된 도리에 그 의의를 두는데 그것은 학문적 바탕과 함께 정립된 인간정신을 보다 높은 차원으로 고양시키려는 실천의지의 반영이라 할 수 있다. 결국 무도는 자애로운 인간의 도덕적 실천이나 정의구현을 나타내는 인도주의 정신의 고양을 그 최상의 목표로 삼는 것이다(김상철·이병익·윤상화, 1996).
  특히 도수공방(徒手攻防)의 효율적인 기술과 건강을 위한 신체단련의 실용적 가치를 가질 때 이를 무술(武術)이라고 하며, 武藝나 武道로 발전하는 단계에서도 術은 가장 기본적인 본질로써 남아있게 된다. 즉 술(術)을 기본으로 하여 예(藝)와 도(道)의 단계로 확장되는 것이다. 인간의 어떤 행동에 정신과 생명의 혼을 들여 그 공(功)을 이루려고 함으로써 술(術)이 정묘한 경지에 이르게 되면 예(藝)가 되는 것이다. 즉 기술의 완성을 위한 수련이 중심적 가치가 되며 완벽한 경지의 기술을 위한 육체적 혼의 몰입을 무예(武藝)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형체 즉 몸을 수행시켜 더욱 고차원적이고 전체적인 사람을 만드는 것이 도의 근본 뜻이다. 주로 중국에서는 무술(武術), 한국에서는 무예(武藝), 일본은 무도(武道)를 같은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무술의 영역에서 미학 연구는 중국을 시점으로 출발하였다. 즉 무술은 동양철학을 기반으로 하는 공수진퇴(攻守進退), 동정질서(動靜疾徐), 강유허실(剛柔虛實) 등의 대립과 통일의 규율에 의해 구성되고, 이것은 고대 중국의 태극권(太極拳), 팔괘장(八卦掌) 등이 도가의 미학사상과 일맥상통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무술의 형태는 각기 독특한 미학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 분명한 리듬과 고색창연한 복식형태의 도복, 위풍당당하고 웅장하고 힘찬 동작 등은 사람들에게 우아하고 상쾌한 심미적 향수를 주고 있다. 무술에서의 동작 시연 중 나타나는 눈매, 몸놀림, 몸동작, 발동작, 도약, 힘의 표출, 조형, 선회 등의 기본 동작들은 개폐(開閉), 기복(起伏), 강유(剛柔), 탄토(呑吐), 신축(伸縮), 완만(緩急) 등의 다양하면서도 통일된 미학적 요소들은 예술부문의 많은 귀감이 되고 있다. 이러한 무술 부문의 무술미의 출현은 특수한 심미(審美) 대상이 되고 있으며, 그의 미학적 가치가 날로 중시되고 있다(湖小明, 1992).
  모든 형태의 무술에서는 동(動)과 정(靜), 활동과 휴식 사이에 긴장이 중대한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한 긴장이 어떻게 형성되는가는 예술의 형태에 따라 다르다. 신체의 움직임을 포함하는 무예에서 예술가들은 부동에 신중한 호소를 한다. 모든 움직임이 얼어붙었을 때, 부동의 절정 순간에서 사람의 몸과 마음을 조절하는 기교를 정복하는 것은 예술적 경지로 간주한다.
  동양 무술에 대한 관심은 최근에 수련 중심의 동양 무술과 전통적 서양 스포츠와의 통합에서 나타난다. 그러나 서양과 동양의 신체 문화간의 적절한 비교의 근원이 되는 철학적 배경과 수행에 대한 분석은 다소 미흡하다. 그러나 일본의 무도에 관한 교육체계와 그것과 관련된 연구들은 최근 서양에서도 널리 지지를 받고 있다. 일본 무도는 소위 유도, 공수도, 다도 등과 함께 도에 속하며, 권투나 펜싱과 같은 서양무술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매우 정제된 교육 전통과 철학을 가지고 있다(김창룡, 1995; 안용규, 2002).
  동양 무술에서 도의 근본은 무도가 상대를 이기는 것이 목표가 아니도록 만들어 놓았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동양의 투쟁 스포츠는 폭력 의식을 지양하고 배제시킨다”고 한다. 투쟁과 공격을 연결시키거나 독립시킬 필요는 없다. 오히려 포악함과 공격 목표 의식이 제거되어야 모든 전투 능력과 내면의 힘을 이용할 수 있다. 이러한 무념(無念)의 상태는 대련자가 최상의 동작과 중요한 고요와 민첩함의 상태를 이룩하게 한다. 이러한 상태에서 상대방은 무념 상태의 대련자를 건드리지 못한다. 그러면, 폭력의 지양과 포악함의 제거가 싸움에서 우위를 접할 수 있게 도와주지 않는다. 최상의 투쟁 능력은 역설적으로 싸움을 완전히 거부할 때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즉,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도 있지만 오래 가지는 않는다. 궁극적으로 무도에 내재된 철학과 윤리가 상대방에 대한 예의, 행동 지침, 비폭력적 태도 등을 통하여 그 역설을 속이려 드는 것을 막는다. 가장 격렬하다고 생각되는 무술에서도 이러한 것을 뚜렷이 보여준다(Forster, 1983).
  각종 무술, 무예, 무도에서 투로, 품새, 본대뵈기, 형으로 불리는 고형적 틀은 다양한 운동들에 있어서 분리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것은 적들이 사방에서 공격한다는 가정 하에서 수비와 공격을 조합한 것이다. 고유의 투쟁 원리와 기술이 수세기를 거쳐 전수되어 왔다. 품새는 무술의 미학을 명백히 보여주는 기(氣), 운동 형식 또는 정신집중의 대단히 매혹적인 결합이다. 또한 그의 움직임들은 철학적, 윤리적인 기반을 나타낸다. 그러므로 품새는 단순한 형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의미도 나타낸다. 예를 들면 많은 중국 무술이나 가라데의 형 그리고 우리나라의 태권도 품새, 택견의 본대뵈기는 대부분 방어의 동작으로 시작한다. 이러한 점은 폭력의 거부와 함께 평화적 일면을 나타낸다. 자연과 우주의 원리추구 때문에 모든 기술들은 동물 행위, 파도 모양, 리듬의 모양을 이용하고 있음을 명시한다. 의미가 없는 단순한 무술의 품새, 틀은 가치가 없다. 그것은 본질이 없는 단순한 기교일 뿐이다.
  무술수행에서는 품새의 중요성뿐만 아니라, 초심자의 숙달 여부가 고려되어야 한다. 혹자는 무술에서 자세가 다른 어느 것보다 기본적인 것이라고 언급한 것은 그의 불충분한 이해에 근거한다. 왜냐하면, 인도에서는 내면적인 의미를 매우 강조하여 외부적 자세는 중요하지 않다는 논리까지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전통적 교육 방식은 우수한 학생에게 자세에 구애받지 않고 기술을 초월하도록 요구한다. 진정한 대가는 위험한 상태 하에서 복잡한 기술이 아닌 가장 단순한 해결책을 찾아서 즉시 반응할 수 있어야 한다. 심지어는 투쟁을 포기할 수도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일본과 같은 경우에 최고의 명인이 검은 띠 대신에 흰 띠를 두르고 있는 것이 바로 이런 의미에서이다.
  무예인은 완전한 행동에 의해 흡수되어 결국 본인의 의도와 수행 사이에는 일치감을 준다. 이 새로운 실재의 특성은 자아상실인 무아지경에 도달했을 때에만이 가능하다. 무예인은 의지력에 의해 나타나지 않은 내적 요인들에 의해 흔들릴 수도 있다. 이런 무념(無念)의 개념, 생각과 행동사이의 갈리진 틈을 극복하는 조화는 결정적으로 행동의 평이함과 시간의 다른 인지 때문으로 느껴진다. 신체와 정신이 완전한 조화를 이룬 무념(無念)이란 단지 무예 또는 고도 수준의 수행에 제한을 두지 않고 조직적으로 교육된다. 도(道) 지향과 무념은 귀납적인 과정으로써 학습을 강조한다. 기술은 전체적인 과정의 기초에서 얻어진다. 그리고 무예에 있어서 고유의 가능한 위험들을 통제하기 위해 훈련과 계급 조직을 엄격하게 준수하는 것이 필요하다. 스포츠에로의 무예의 변화는 부정적인 충돌을 가져다주었으며, 상업주의는 거래를 알선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주었다. 그리고 가장 나쁜 결과는 무술이 야수성을 띠게 되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가라데나 태권도 등이 그 실례이다. 무예 연습의 적극적인 결과는 스포츠 체험에서 명상적인 순간들의 재발견이다. 자아발견의 수단으로써 스포츠는 도의 의미에서 개인적 통일을 새롭게 허용한다. 이것은 이 수행의 질을 증가시키기 위한 새로운 방법들을 찾는 것과 같다. 내적 게임은 경기자에게 그런 가능성을 제공한다. 그러나 철학적 배경으로부터 고립된 방법들의 단순한 가정과 무술의 부분적 이해로만 실행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방법의 변화와 함께 서양 스포츠의 풍부한 잠재력을 실현하는데 실패를 낳는다(김창룡, 1991).

4. 택견의 미학적 고려

전통무예 택견에서는 서두르지 않는 여유로움의 미감이 표출된다. 체육과 스포츠 현장에서 종종 사용되고 있는 릴랙스(relax)라는 말의 의미는 불필요근의 이완과 필요근의 수축을 의미하는 말로써 반드시 강함에 의해서만이 훌륭한 기술수행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즉 외유내강(外柔內剛)과 유사한 의미로써 아름답고 부드러운 몸의 자세에서 오히려 더욱 훌륭한 운동수행의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바로 택견은 그러한 부드럽고 여유롭고 굼실거리고 능청거리는 동작의 군집이고, 한국적 박자감이 깃들어 있는 품밟기와 부드러운 활개짓과 함께 얼렁발질을 하다가도 순간 빠른 발질동작을 시연하는 전광석화와 같은 결과를 일구어내는 완성미를 전달해 준다.
  택견의 원품에서 여유롭고 안정된 자세와 함께 부동심을 양생하는 자세에서는 의연함이 표출된다. 그러나 역학적 기저를 바탕으로 했을 때에, 만약 원품이 공격도 수비의 준비도 아닌 자연 그대로의 자세라면 무방할 것이지만, 안정성의 논리에서 본다면 발의 자세를 11자로 두는 것이 역학적으로 안정성에서 보다 유리할 것이다. 바로 손심내기에서의 발의 자세는 발끝이 내측을 향하여 기의 운집을 도모하는 한편, 몸을 확고히 안정된 자세로 유지할 수 있는 것과 비교해봄직하다.
  또한 택견에서는 원품을 제외하면 왼쪽으로 출발하여 오른쪽으로 움직이는 음양(陰陽)의 논리를 벗어나지 않는다. 택견의 음에서 시작되고 양으로 화하는 순환의 철학적 배경은 유희로써의 가치와 함께 인간수양이라는 관점에서 커다란 가치를 부여해 줄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본대뵈기, 풀밟기, 활개짓, 발질, 그리고 호흡법인 손심내기는 혼자 익히기 위한 수련동작이지만, 손과 발을 같이 움직이는 나아가며 익히기 동작들에서는 음양의 순리를 익히며 인간 삶을 운용하고 익히기에 접목되는 수련의 기법이다.
  택견은 유희이며 연기이며 격투술이다. 주로 차고, 때리고, 부수고, 들고, 치고, 거는 등 공방격투의 동작을 소재로 하여 구성하는 맨손무예인 것이다. 택견은 다른 무술, 무예, 무도와 마찬가지로 본대뵈기에서 완전한 체계를 형성하고 발전하여 독특한 품격과 기예를 지니게 되어 자기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호신의 기능을 갖게 됨은 물론 사람들에게 감상을 제공하기도 한다. 특히 태권도의 품새가 겨루기와의 괴리감이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택견의 본대뵈기는 택견의 모든 기술과 동작이 포함되어 있는 다양성과 단일성의 미가 존재한다.
  택견의 본대뵈기는 다른 무술들과 마찬가지로 공수진퇴, 동정질서, 강유허실 등의 대립과 통일의 규칙에 의해 구성되고 이루어진 것이다. 특히 그의 미적 특징을 살펴보면 주로 내외합일, 외양과 정신의 겸비, 위풍당당함, 경쾌하고 기복이 있는 완만함과 리듬감, 쾌속하고 민첩함, 상호 연결미와 협응미, 쾌적함과 시원스러움이 표현된다. 특히 신체의 점·선·면이 대비되며 나타나는 균형과 동작미의 다양화와 통일을 중요시 하게 된다. 연습을 할 때에는 손이 가는 곳에 눈이 가고, 원하는 곳을 두루 살피게 되고, 뜻(意)은 몸이 가는 것을 다스리고, 단숨에 이룰 것을 요구하게 된다. 그것은 민족이 살아온 삶의 의미를 몸소 터뜨리기도 하며 감싸기도 하며, 활개짓으로 털어버리기도 하는 모든 동작들과의 연결미를 포함한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정서를 담은 한국적 삶의 미학사상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택견의 발질에서 품밟기 자세는 음율적이고 평안하고 경쾌, 소탈하지만 동작수행의 상태에서는 맹렬하고 강한 힘이 표출된다. 또한 돌개질하며 얼굴치기와 두루치기 발질은 세련미를 요구하며, 내차기를 할 때에는 마치 대나무를 휘었다가 펴는 것과 같은 곡선형의 리듬미가 나타난다. 이 때에는 유일하게 뒷꿈치를 들어주며 그것은 내차기의 맛을 더해주며, 솟아오르는 듯한 객관적 쾌(快)를 전달해 주게 된다.
  택견의 본대뵈기는 전후좌우의 공수진퇴로 구성되어 맞서기의 기술성 향상에 큰 역할을 한다. 그 외에도 택견의 수행과정이나 결과에서 나타나는 미학적 내용들은 대단히 많다. 즉 민첩함과 활력있는 자태의 연속성, 간결하고 세련되며, 촉박하나 힘이 넘치며, 완만하며 부드럽게 구름이 가듯이 물이 흐르듯이 이어지고, 팽팽하지만 뻣뻣하지 않고, 흔들려 보이지만 균형이 잡혀 있고, 느슨해 보이지만 해이하지 않는 등, 매우 아름답고 경쾌한 예술적 감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렇듯이 택견에는 수많은 미적 요소가 있으며, 그러한 요소를 지식으로 체계화 시킬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택견이 비록 우리나라의 전통무예지만 세계관을 가지고 동서양을 넘나들 수 있는 연구성과를 필요로 한다. 서양의 미학적 연구소재인 미적범주 또는 신체운동의 형식미 틀에서 그 가치를 규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예를 들어 택견 수행과정에서의 순수미, 숭고미, 우아미, 비장미, 골계미, 추에 관한 내용을 밝힐 수 있으며, 신체운동의 형식미에서 湖小明(1992)이 주장하는 통일미·대칭미·비례미·균형미·대비미·조화미·점층미·곡선미·리듬미·다양성과 단일성의 미에 대해 세세한 분석과 검토를 한다면 택견의 지식체계 형성에 큰 보탬이 될 것이다. 즉 조화미(harmony beauty)는 형상 중의 각 성분이나 각 구성 요소간의 대립과 통일된 협조관계를 가리키므로 많은 형식미의 요소 중에 대비와는 상반되며, 각 사물의 아주 미세한 차이를 병렬해 놓은 것이다. 또한 조화는 협조·조합·화합 등의 의미를 갖고 있다. 조화는 부분과 부분 사이, 부분과 전체 사이의 통일 관계를 나타내므로 사람들에게 형식상의 미감을 전해주며 융화와 원만한 일치성을 나타낸다. 곡선미(curved line beauty)는 선에 있어서, 직선은 강직한 표현이고, 곡선은 부드럽고,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따라서 곡선은 심미활동에서 중요한 의의를 갖고 있으며, 리듬미(rhythm beauty)에서 리듬은 운동미의 척수신경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리듬은 일정한 속도와 박자에서 실제 동작이나 음성과 단위와의 양적 관계이며, 무질서하고 불규칙한 동작이나 음성으로 하여금 단위시간 이내에 상대적으로 규칙적인 질서에 도달하게 하는 것이다. 리듬은 스포츠와 예술과 같은 시간성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요소 중의 하나이다. 어떤 리듬이든지 일단 정지되면 운동도 곧 정지되며, 운동이 없으면 리듬도 존재하지 않는다. 리듬과 멜로디는 운동이며 인간의 움직임 역시 운동이기 때문에 시간의 제약을 받으며, 오로지 시간예술과만 결합할 수 있다. 리듬에 형상적 언어표현의 감정을 덧붙이면 시가 되고 음조를 덧붙이면 노래가 되고, 동작을 덧붙이면 춤이 된다. 리듬에다 각종 운동을 첨가시키면 그 운율이 증가하여 생리적으로는 사람의 수요에 부합하여 쾌감을 가져오며, 또한 미감을 탄생시켜 인간의 정신적 향수를 만족시키는 것이다. 더구나 택견을 하는 사람은 대부분 허리가 가늘고 다리가 굵으며 민첩하고, 침착하고, 중후하다. 더구나 내재되어 있는 힘과 눈매, 몸놀림, 몸동작, 발질, 돌개질 등의 기술은 다른 예술과의 교류에도 충분한 자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가벼운 듯 하나 지면을 미끄러지듯 움직이는 품밟기에서는 우리나라 고유의 박자와 어우러져 리듬미가 표출된다.  
따라서 택견은 미적 범주의 내에서 또는 신체운동 형식미 내에서 분석하기에 가장 훌륭한 내용을 지니고 있다. 또한 전수복인 고의적삼의 실용성, 색채학적, 복식학적, 철학적 의미 연구는 택견의 지식체계 형성에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택견은 우리나라 전통무예라는 확고한 근원을 바탕으로 출발하고 있으므로 그 어느 무술, 무예, 무도보다도 한국적인, 우리의 삶이 묻어 있는, 미학적 가치를 이끌어 내는데 탁월한 장점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5. 결어

택견은 기합소리와 함께 품밟기를 하며 손·발질이 오가고, 부드럽고 여유롭고 굼실거리고 능청거리는 동작의 군집이며, 한국적 박자감이 깃들어 있는 품밟기와 부드러운 활개짓과 함께 전광석화와 같은 결과를 일구어내는 완성미를 전달해주는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무예이다. 특히 택견의 동작은 섬세하고 부드러운 곡선위주의 몸놀림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공격과 방어에서 자연스러움이 베어 나오는 무예이다. 또한 택견은 그 어느 무술, 무예, 무도보다도 우리의 삶이 묻어 있는 한국적 무예로써 미학적 가치를 이끌어 내는데 탁월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에 이르는 거장들의 글 속에서, 아우구스틴이 플라톤의 사상을 받아 교부철학을 탄생시킨 위대한 종교철학자가 되었고, 토마스 아퀴나스가 아리스토텔레스의 실재론을 토대로 스콜라철학을 탄생시킨 종교철학자가 되었듯이 체육을 전공하고, 무예에 입문하여 정진하는 모든 사람들은 모두 경험철학자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해 본다.
때때로 무예인들은 실천적 행위, 기능만을 중시하는 경험철학자이기를 바란다. 그러나 무술, 무예, 무도를 행하는 대상은 모두 사람이며, 인간 움직임의 틀 안에서 존재하므로 움직임의 철학과 관련된 연계의 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 주객합일의 동양철학 속에서, 또는 주객의 격전지인 서양철학에서 나타나는 미학이론들은 고대의 플라톤에서부터 현대의 철학자들에게 이르기까지 그 내용들이 무수히 산재해 있다.
인간 움직임을 대상으로 수련하고 있는 택견인들은, 그리고 택견의 지식체계 형성을 위해 공부를 하는 사람들은, 이미 베이스캠프를 떠나 가파르고 숨가뿐 학문의 길에 들어 선 것이며, 모두 함께 미학이라는 문에 노크를 해봄직하다. 왜냐하면 동양무예에서 미는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또한 인간의 극한 상황, 즉 인간 한계성에 대한 도전이며, 무예 정수의 표현을 미로 정의하고 있기 때문에 부단한 노력과 정성, 인내와 극기로써 심신합일을 꾀하며, 이것은 동작 하나하나가 지니는 시간과 공간의 조화에서 비롯되어 나아가서는 초월의 정신력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운동수행을 창출함으로써 감동, 즉 미적 쾌(快)를 유발시키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오늘도, 내일도 이러한 택견을 대상으로 미학이라는 마당 안에서 같이 노닐어 보고 싶은 상승에로의 욕구 충족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해야만 할 것이다.

6. 나아갈 길

  1) 운동 종목 중에서 가장 많은 연구물이 있는 종목을 언급하라면 그것은 당연히 태권도 종목일 것이다. 우리나라가 태권도 모국이기 때문에 그러한 것이라면 택견은 그보다 더욱 우월한 배경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문적 성과는 다소 미흡한 듯하다. 따라서 택견의 지식체계 확립을 위한 노력을 실천에 옮겨야 하며, 지속적인 세미나와 학술대회를 통해 지식축적의 기회를 부여해주어야 한다.
  2) 현재는 택견의 영역넓히기에 주력하기보다는 내실을 기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기라는 생각을 한다. 따라서 대학의 전공영역 교수들과의 학술적 공유체계를 마련하고 질 향상을 위한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할 것이다.
  3) 택견의 지식체계 형성을 위해서는 미학적 연구뿐만 아니라 택견의 역사정립과 함께 택견의 정신성 발견과 개발 및 전수복의 의미 탐색 등의 근원적 연구와 자연과학의 분석적 연구 등을 위해 보다 폭 넓은 실천적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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