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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Evening] 조선무사-장수 뒤에 가려진 이름 없는 조선무사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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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3 19:59:05, 10208회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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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링크 1 : http://www.ieve.or.kr/news.asp?Action=view&strBoardID=15&intSeq=17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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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 뒤에 가려진 이름 없는 조선무사의 하루
조선무사
최형국｜330쪽｜인물과사상사
전쟁의 역사가 곧 인류의 역사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전쟁은 영웅을 만들었고 영웅의 일대기가 역사가 됐다. 이기고 지는 사안이 전쟁의 가장 중요한 목표였던 까닭에 역사는 그 결과만 기억하게 했다. 그러나 전쟁에서 기억될 만한 가치가 과연 전쟁의 결과와 전장의 영웅뿐이겠는가.
전쟁의 수난은 수도 없이 많은 백성의 희생에서 시작됐다. 책이 주목한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 이름조차 내걸지 못하고 사라져간 병사와 백성들에 관한 이야기에 집중하며 역사 특히 조선시대를 관통하며 이들의 자리 찾아주기를 시도한다.
옛 문헌과 그림 등을 토대로 조선병사의 하루를 유추한 것이 무엇보다 눈길을 잡는다. 연일 계속되는 치열한 훈련으로 실전능력을 쌓았던 조선의 군인들, 최첨단 기술로 성벽을 쌓고 신무기를 개발했던 군사 기술자들의 모습을 생생히 묘사했다.
새벽 4시쯤 첫 번째 나팔소리 ‘두호’가 길게 울리면 병사들은 일어나 잠자리를 정리하고 무기와 보급품 등을 챙겼다. 그리고 두 번째 나팔 소리인 ‘이호’가 울리면 병사들은 주특기에 따라 업무를 시작한다. 취사병과 비슷한 화병이 있어 밥을 짓고 조총병은 사격 연습을 시작했다. 비상식량을 만드는 훈련도 있다. 볶은 쌀 두 되와 밀가루 한 되 다섯 홉으로 떡을 찌거나 소주에 여러번 담갔다가 꺼내 말린 게 일종의 휴대 식량이다.
병사들은 진법훈련, 행군훈련, 주특기훈련 등 다양한 훈련에 고달픈 나날을 보냈다. 성을 쌓는 일이 부과되면 더욱 고된 나날을 보냈다. 진영을 드나들 때면 항상 병사 숫자를 셌다. 숫자가 적으면 탈영병이, 나갈 때보다 많은 인원이면 세작이 숨어들었다는 징표였다. 나라를 위해 싸우면서도 대부분의 병사들은 갑옷과 무기를 스스로 사야 했다. 대충 모양만 갖춰 갑옷을 만들어 입는 경우도 허다했다. 튼튼하기로는 철로 만든 철갑이 최상이었지만 여윳돈이 없는 백성들은 짐승가죽이나 종이로도 갑옷을 만들었다.
책은 활쏘기 연마에 대해서도 많은 지면을 할애한다. 활쏘기는 조선 개국 이후로도 계속됐고 엄지에 깍지를 끼워 시위를 당기는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배울 수 있는 무예로 통했다고 말한다.
흔히들 알고 있는 무를 천대하고 문을 숭상했다는 조선시대 풍조에 대한 편견도 바로잡는다. 일제가 조선강점을 비호하기 위해 왜곡·과장한 것이라는 것이다. 오합지졸로 표현되는 군졸도 사실은 체계적인 공격술인 창검술을 갖추고 있었음을 증명하며 편의주의식 역사의 오류에도 일침을 가한다. 가혹한 훈련을 통해 단단하게 무장한 조직을 형성한 무사의 하루하루가 500년의 전통성을 이어온 조선 국가체제의 원동력이 됐다는 주장이다.
오현주기자 <a href='mailto:euanoh@ieve.or.kr'>euanoh@ieve.or.kr</a>
[ 오현주 | 2009/04/08 15: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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