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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조선 마상무예의 꽃, 마상재를 그리다.

 이름 : 최형국

(2005-04-06 19:19:24, 7340회 읽음)

조선 최고의 마상무예, 마상재를 그리다
<한국의 말(馬)문화 이야기 7>
텍스트만보기   최형국(bluekb) 기자   
▲ 17세기 함경도 지역에서 열린 문무과 시험의 광경을 담은 북새선은도(北塞宣恩圖) 그림의 일부이다. 무과응시자가 말을 타고 달리며 짚 인형에 활을 쏘는 장면이다. 이처럼 달리는 말에서 활을 쏘는 것을 기사(騎射)하며, 특히 좀 더 효과적인 훈련을 위하여 짚 인형을 쏠 때는 기추(騎芻)라 한다. 한국의 미 19편, 중앙일보1985, 북색선은도 中 일부
ⓒ2005 한국의 미 19
드넓은 만주 벌판을 달리던 우리 선인들의 기상은 마상재에 고스란이 남아 있다. 마상재(馬上才)는 말 위에서 부리는 여러 가지 마상곡예를 이르는 말이다. 역시 격구와 함께 넓은 의미에서 마상무예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말과 함께 전장을 누비던 군사들은 마상재를 마상무예 최고의 기예로 생각하였는데, 이는 달리는 말 위에서 적의 날아오는 화살을 피하고 적을 제압할 수 있는 능력이어서 전장에서 요긴하게 사용되던 기예이기 때문이었다.

마상재는 조선건국의 창업을 달성한 태조 이성계와 관련하여 구체적으로 남아 있다. <태조실록>을 보면 ‘1362년 7월에 이성계가 원나라 군대와 싸울 때 적장이 찌르는 창을 몸 숨기기(등리장신) 동작으로 피하였다’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이러한 기록에서 마상재는 마상무예의 일종으로 고려 이전에 이미 행해졌음을 알 수 있다.

▲ 조선통신사 일행 중 마상무예단이 일본에 연행 갔을 때 마상재를 시연한 모습을 그린 그림으로 마상재 기술의 명칭이 그림 우측 상단에 기재되어 있다. 당시 수 많은 일본 사람들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조선의 마상재 기술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라는 기록이 전해진다. 그림의 자세는 등리장신의 자세로 말의 옆구리에 숨어 적의 날아오는 화살을 피하는 자세이다.
ⓒ2005 국립중앙박물관
조선 인조 때에는 일본 정부의 간청에 의하여 마상무예에 뛰어난 장효인(張孝仁)을 비롯한 조선 마상무예단이 사절단을 따라 일본에 건너가서 마상재를 선보였으며, 그 뒤로는 조선통신사 사절단에 반드시 마상무예에 뛰어난 인물들이 동행하게 되었다.

그리고 병자호란 뒤 삼전도의 치욕을 씻기 위하여 효종 때에는 왕이 직접 친림한 관무재를 행하였고, 마상재를 무과시험 종목으로 채택하여 분연한 북벌의지를 나타내기도 하였다. 이후 18세기 중엽 조선통신사의 일행으로 일본에 건너 간 박경행은 “전쟁터에서 총, 칼, 창이 들어오고 깃발이 휘날리며 북소리가 요란할 때, 말에 몸을 숨긴 채 적진에 돌입하여 적의 깃발을 빼앗거나 적군의 목을 베어올 수 있는 날랜 재주를 지닌 사람이 우리 나라에 사오 백 명은 된다"라고 말한 기록이 있다.

▲ 마상재 중 두 마리의 말을 한꺼번에 부리는 쌍마술 중 쌍마도립이라는 자세다. 이처럼 공연 시에는 부채를 들고 마상재를 하였고, 전쟁시에는 단조총 혹은 삼혈총과 같은 기병용 작은 총을 먼저 쏘았다. 이후 동개궁을 이용하여 근거리 궁시사격이 이어진다. <국립중앙박물관 조선시대통신사>
ⓒ2005 국립중앙박물관
이러한 조선 마상무예단의 마상재 실력에 감탄하여 일본에서는 이와 유사한 다아헤이혼류(大坪本流)라는 마상무예 유파가 만들어져 오늘날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 1683년에 일본에서 제작된 조선 마상무예단의 모습이다. 일본인 화가에 의해 조각된 판화그림으로 복색이나 기물들이 일본식으로 표현된 그림이다. 왼쪽 사람은 물위에서 물구나무를 서는 마상도립의 자세를 취하였고, 오른쪽 사람은 달리는 말위에서 일어서는 마상기립의 자세이다.
ⓒ2005 푸른깨비 최형국
정조 때에는 다산 정약용이 군대의 열무(閱武) 장면을 보고 지은 한시가 있는데, 이 시에서 정약용의 눈에 시원한 마상재가 펼쳐진다.

<연융대의 마상재> - 다산 정약용

가을 새벽 창공을 쏜살같이 날아가듯 날쌘 말이 갈기를 쳐들고 질풍처럼 내닫네
한 무사 길옆에 서서 놓칠세라 응시하다가 번개같이 가로채어 덥석 뛰어오르네
양팔을 자유로이 벌리고 말 등위에 우뚝 서네 날개 돋친 천상신선이
황학루 높은 난간에 표연히 비껴 섰는가.
문득 몸을 뒤틀어 말허리에 내려 숨어 물오리 고개 숙이고
물 속으로 풍덩 뛰어들었는가.
문득 일어나 안장 위에 가슴 대고 네 활개를 펴네
마치 술 취한 사람에게 차인 바둑판 다리가 하늘을 향하듯
문득 허리 펴고 팔 높이 들어 휘저으니
마치도 바람에 나부끼는 깃발들이 숲 사이로 비스듬히 지나가는 듯
혹은 넘어져 뻣뻣이 굳은 주검인양 혹은 뛰노는 원숭이인양
척씨네 무예 열여덟 가지 중에서도 말 타는 기예만은 우리나라에 졌다네
기마전의 전술도 말 다루는데 있나니 사람과 말이 하나되어
자기 마음대로 재주 피우는 것 이것이 말 다루는 능숙함이니라.
세상에서 익히면 못할 것 없나니 장대놀이 줄타기도 다 성공했거니
그러나 전투에선 기묘한 무기 써야 되는 법 맨몸으로 달려들어 기예도 소용없다네
모름지기 갑옷입고 긴 창을 메여야 하거니 그런 다음에야 그대들의 재간이 쓸모 있으리


위의 시에서는 달리는 말에 뛰어 올라타고 이리저리 재주를 부리는 조선 기병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현재 몇몇 마상무예 관련 책에는 정조시대에는 이미 마상무예가 쇠락하여 그 실전여부에 의심을 하고 있지만, 분명히 정조시대 때에 완성된 무예24기가 실린 무예도보통지에 실린 마상재의 모습은 기병들이 열심히 수련하였던 마상무예의 종목이었을 것이다.

▲ 조선 마상무예단의 공연 모습을 일본인 화가가 그린 작품으로, 마상무예 공연장 옆으로 일본의 고관들이 이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표현방식이 사뭇 일본적인 것으로 봐서, 화가가 직접 보고 그린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들은 조선 마상무예단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긴 듯 하다.
ⓒ2005 푸른깨비 최형국
무예도보통지에 실린 마상재의 주요 기술은 주마입마(말 위에 서있기), 좌우초마(말 등 넘나들기), 마상도립(말 위에 거꾸로 서기) 횡와마상양사(말 위에 가로눕기), 좌우등리장신(말 옆구리에 몸 숨기기) 종와침마미(말 위에서 뒤로 눕기), 쌍마술(두 마리의 말을 한번에 다루기) 등 달리는 말과 함께 펼치는 다양한 기술이 수록되어 있다.

▲ 조선의 군사무예인 무예24기가 실린 무예도보통지에 실린 마상재 그림 중 첫 자세이다. 달리는 말 위에서 삼혈총이라는 총을 쏘고 적진 깊숙이 신속히 파고 들어가 적의 진을 부수는 것이다. 이처럼 말 위에서는 총신이 짧은 단조총이 기병의 휴대무기였다. 그러나 연속사격의 문제로 조선후기까지 총보다는 활이 기병들에게는 더 효과적이었다.
ⓒ2005 푸른깨비 최형국
마상재를 할 때 입는 관복은 기본적으로 전립(戰笠)에 호의(號衣)를 입는데, 이는 말 위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기예를 펼치기 위해 복장을 단순화시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무예도보통지에 실린 마상재의 첫 장면은 달리는 말 위에 일어서서 삼혈총(三穴銃)을 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기병들이 적진으로 돌진 시에 적의 예봉을 꺾기 위하여 세 개의 총알을 동시에 발사할 수 있는 무기였다.

▲ <유영비감탈루>에 실린 조선 마상무예단의 모습이다. 여기에는 1700년대 조선 통신사일행의 날짜별 행적과 마상무예공연 기록을 담고 있다. 특히 제 9권에 실린 마상재 그림은 간단한 스케치 형태로 실제 공연을 보면서 급하게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2005 푸른깨비 최형국
전쟁시에 기병은 적진 깊숙이 신속하게 돌진하여 적의 예봉을 꺾고, 적의 전열을 무너뜨리는데 가장 효과적인 역할을 담당하였다. 날아오는 화살을 피하고, 적의 창 끝을 무디게 만드는 마상재야 말로 진정 마상무예의 꽃이라 할 수 있다. 아스라이 역사의 저편 속에 잠들어 있는 기마민족의 혼을 마상재를 통해 되새김질 해 본다. 저 드넓은 대륙을 향한 꿈을 꾸며….

▲ <유영비감탈루>에 실린 조선 마상무예단의 모습이다. 마상재 중 달리는 말 위에서 거꾸로 앉는 기예를 그린 모습이다. 이처럼 조선 마상무예단의 기예는 당시 전 일본열도가 후끈 달아오를 정도로 최고의 기예로 평가받았다.
ⓒ2005 푸른깨비 최형국
자료에 도움을 주신 마사박물관 김정희 학예사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한국의 마(馬)문화 이야기 연재물은 앞으로 총 10여편의 기사로 찾아 뵙겠습니다. 이후 연재물은 재활승마, 말의 생태 등입니다.

최형국 기자는 무예24기보존회 마상무예단 '선기대'의 단장이며, 수원 무예24기 조선검 전수관장입니다. 몸철학과 무예사를 공부하며 홈페이지는 http://muye.ce.ro 입니다.
2005-04-06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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