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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사 고증] <주몽> 야철대장님, 투구 좀 만들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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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19 18:43:56, 7573회 읽음)

<주몽> 야철대장님, 투구 좀 만들어 주세요
드라마 <주몽>에 나타나는 전쟁사 고증의 문제점
텍스트만보기   최형국(bluekb) 기자   
▲ 드라마 <주몽>은 '우리 민족이 가장 아름다웠던 시간'과 '우리 민족이 세계의 중심이던 시간'을 2000년 세월의 장벽을 넘어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고증문제에서는 결코 아름답지 못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 MBC 드라마 <주몽>

해가 바뀌어도 MBC 사극 <주몽>의 열기는 식을 줄 모릅니다. 시청률 50%라는 가공할만한 파괴력으로 타 방송사들에게는 공포를 느끼게 하는 작품으로 인식됐고, MBC에선 효자 중의 효자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드라마 <주몽>은 '우리 민족이 가장 아름다웠던 시간'과 '우리 민족이 세계의 중심이던 시간'을 2000년 세월의 장벽을 넘어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에서는 쉬지 않고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고, 중국은 동북공정이라는 희한한 정책을 펼치면서 우리 민족의 역사와 영토를 빼앗기 위해 혈안이 된 지금, '주몽'은 그 자체로 우리에게 영웅 중의 영웅으로 추앙받기에 충분합니다.

그러나 주몽의 영웅담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웃지 못 할 장면들이 연출되고 있기에 전쟁사를 중심으로 <주몽>의 전투장면을 몇 가지 들여다볼까 합니다. 물론 지금의 열광적인 분위기에서, 역사고증 부분이라고는 하나 고구려라는 이름에 누가 되지 않을까 내심 고심하며 몇 가지를 짚어봅니다.

▲ 주몽과 그의 용맹스런 장수들은 결코 투구를 쓰지 않고 전투를 합니다. 일반 병졸들조차 전투에서나 행군 중에 투구를 쓰는데 지휘관들은 아무도 투구를 쓰지 않습니다. 야철대장님이 아직 못 만들어서일까요?
ⓒ MBC 드라마 <주몽>

주몽 대장, 이젠 투구를 쓰시지요

<주몽>의 시나리오는 연장의 연장을 거쳐 이제 드디어 고구려라는 국가를 선포하고 한반도를 넘어 대륙까지 그 힘을 뻗치는 데까지 이르렀습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전투를 치르는데 요즘 제2의 전성기(?)를 누리는 야철대장이 만든, 주몽과 '오마협'을 비롯한 군장들의 갑옷은 판타지의 느낌을 넘어 우주전쟁의 느낌까지 들 정도입니다.

물론 MBC에서는 <주몽> 캐릭터를 부각시키기 위해 상상력이 풍부한 느낌으로 갑옷을 제작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눈 씻고 찾아봐도 주몽과 그의 심복들의 투구는 보이지 않습니다.

심지어 창칼이 난무하는 전쟁터에서도, 일반 병졸들은 투구를 썼는데 주몽을 비롯한 그의 장수들은 투구를 쓰지 않고 싸움을 합니다. 설마 병졸들을 아끼는 마음에서 그들에게는 투구를 지급하고 장수들에게는 투구를 지급하지 않았을까요?

요즘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들도 주행 중 헬멧을 쓰지 않으면 도로교통법에 걸리고, 현대전에서도 방탄조끼는 착용하지 않더라도 철모는 반드시 써야 전쟁판에 나갈 수 있습니다. 혹시 야철대장이 게을러서 그들의 투구를 제작하지 않은 것일까요?

이제 강력한 한나라와 맞서야 할 때인데, 머리가 쇠보다 단단하지 않은 이상 부디 주몽과 그의 용맹스런 장수들이 전쟁터에서 꼭 투구를 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기병은 말 위에서 싸우는 것이 기본입니다

▲ 이렇게 멋지고 당당하게 말을 타고 적진에 돌격했다가도 바로 말에서 내려 적을 공격하는 이유는 뭘까요? 기병은 말을 타고 전쟁을 수행하기에 기병입니다. 특히 중장기병은 말에서 내리는 순간 갑옷 무게 때문에 일반 보병보다 못한 처지가 됩니다.
ⓒ MBC 드라마 <주몽>
드라마 <주몽>은 고구려 창업과정을 묘사한 작품이기에 전투장면이 유독 많습니다. 그리고 고구려하면 철갑으로 무장한 개마기병(鎧馬騎兵))이 핵심적으로 떠오르기에 <주몽>에서는 늘 말을 타고 돌격하는 장면으로 전투가 시작됩니다.

그런데 말을 타고 신나게 적진을 향해 달리던 주몽과 부하들은 일단 전투가 시작되면 말에서 내려 전투를 수행합니다. 기병 최고의 장점은 말 위에서 적을 내려다보며 공격할 수 있는 것이기에, 기병이 땅에 내려오는 순간 보병에게는 말 그대로 '밥'이 되는 것이 전투의 기본입니다.

더군다나 가강 강력했던 기마군단을 이끌었던 고구려의 시조 주몽을 표현하려면 오히려 말 위에서 적을 공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입니다. 보기에도 육중해 보이는 갑옷을 입고 말에서 내려 지상에서 보병들과 싸우는 모습은 말 그대로 난센스 그 자체입니다.

쉽게 말해, 만약 현대전에서 전차를 몰고 적진으로 돌진한 전차부대가 전차는 버려두고 맨몸으로 전투를 수행한다면 그 얼마나 개념 없는 군인으로 평가받겠습니까.

목청이 얼마나 좋기에 입으로만 명령하십니까!

고구려 창업은 셀 수 없이 많은 전투 속에서 완성됐습니다. 드라마 <주몽>에서도 거의 매회 거르지 않고 전투장면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전투장면에서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지 않으셨나요? 그렇습니다. 전투의 시작과 끝은 일정한 신호에 따라 진행되는 것입니다.

전쟁이라는 것이 서너 명이 치고받고 싸우는 정도가 아니라면, 수백 아니 수천수만 명의 병사들을 단지 목청을 높여 진두지휘했을까요? 공격의 시작신호는 물론이고 전투 중에 아군이 불리하다고 판단되면 일정한 신호체계를 통해 퇴각신호를 보내는 것이 전쟁의 기본입니다.

설마 고구려까지 건국한 불세출의 영웅 주몽대장님께서 이런 것조차 몰랐을까요? 그런데 <주몽>에서는 어느 전투에서나 "공격하라!"는 말과 동시에 병사들이 적진을 향해 돌격합니다. 또한 퇴각할 때도 주몽 대장은 입으로만 퇴각명령을 내리는데, 도대체 어떻게 그 명령이 수행되는지 이해되지 않습니다. 고대 전투에서도 북이나 피리 혹은 깃발 같은 신호체계를 바탕으로 군사들의 진퇴를 알렸습니다.

만약 현대전처럼 전부 귀에 이어폰을 끼고 전투를 한다면 지휘관의 한마디로 모든 것이 일사천리로 해결될 수 있지만, 당시에 이 정도의 신기술이 있지는 않았겠지요. 고구려를 세웠을 정도의 전투력이라면 아마도 탁월한 신호체계를 바탕으로 군사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을 것입니다.

▲ 주몽과 그의 용맹스런 부하들을 뒤따르는 보병들은 아마도 마라톤 선수들일지도 모릅니다. 어떻게 속보로 걷는 말 뒤에 붙어서 그렇게 쉬지 않고 달려갈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 MBC 드라마 <주몽>

기병 뒤를 따르는 보병은 마라톤 선수?

마지막으로 전선으로 이동하는 군사들의 움직임인데, 주몽을 비롯한 지휘관들은 말을 타고 뛰어가는데 그 뒤에 줄줄이 늘어선 병사들은 신나게 철갑옷을 입고 뛰어갑니다. 보통 기병들은 행군 중에 속보라는 걸음으로 이동하는데, 이 또한 사람이 가볍게 달리는 속도를 능가합니다.

그런데 드라마 <주몽>에서는 하나같이 전선으로 이동 중에 보병은 기병의 뒤를 쫓아 쉼 없이 달려가기만 합니다. 100미터 정도만 이렇게 달린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십리 백리를 가야하는 상황에서도 이렇게 달려가는 것이 가능할까요? 갑옷을 걸치지 않고 무기를 들지 않고 맨몸으로 쫓아간다고 해도 십리 이상 줄을 지어 달려가는 것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그래서 고대 전투에서는 행군할 때 기병과 보병의 속도를 달리해 전장에 도착할 예상 시간을 나눠서 전술을 구사했습니다. 거기에 군사들이 먹을 군량미와 말에게 먹일 건초를 수송하는 보급부대까지 더한다면 말 그대로 행군 속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느려지기 일쑤였습니다.

사극 드라마는 결코 드라마로 머물러서는 안 된다

흔히들 TV 드라마를 그저 오락물의 연장선으로 생각해 버리고 아무 비판 없이 그것을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바로 거기에서 발생합니다. 사극의 경우 그 자체로 역사적 사실 혹은 당시의 개연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은연중에 비록 사실이 아닌 허구의 이야기라 할지라도 인지과정 속에서 실제 있었던 일로 각인됩니다.

더군다나 아직 역사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학생들의 경우 심각한 혼란과 역사적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에 사극 드라마는 결코 단순한 오락물 드라마로 그쳐서는 안 됩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역사 고증문제는 사극 드라마나 영화의 핵심 요소가 돼야만 합니다.

기본적으로 올바른 고증을 바탕에 깔고 그 위에 극의 완성도나 재미를 높일 수 있는 다양 소재가 첨부되어야 합니다. 만약 그것이 거꾸로 간다면 과연 그 드라마가 얼마나 긴 생명력을 지닐 수 있을까요? '드라마에서 너무 많은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지만, 주변국들과 비교해 보면 이미 그 정도는 충족돼야 할 시기를 넘어섰습니다.

지금까지 전쟁사나 무예사 고증과 관련해 문제제기가 끊임없이 이뤄졌는데도 아직도 고증에 부적합한 장면을 생산해 내는 연출가들은 어쩌면 엄청난 대중 사기극을 연출하는 사람들일지도 모릅니다. 시청률을 빙자해 온 국민에게 잘못된 역사 내용을 각인시키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할 것입니다.
최형국 기자는 중앙대학교 사학과 박사과정으로 전쟁사 및 무예사를 공부하며 홈페이지는 http://muye24ki.com 입니다.
2007-02-19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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