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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조선의 횃불이 다시 타오른다 -화성야조-

 이름 : 최형국

(2004-10-12 19:29:33, 6317회 읽음)

조선의 횃불이 다시 타오른다
[수원 화성축제] 조선시대 야간군사 훈련 '야조' 재현
텍스트만보기   최형국(bluekb) 기자   
▲ 연거도(演炬圖) - 정조대왕이 서장대에 올라 야간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화성성역의궤>에 실려 있는데, 여기서 연거란 “횃불을 밝힌다”라는 뜻이다. 그림 좌측 상단에 불꽃놀이처럼 하늘에 그려진 것은 조선시대 미사일이라 불리 우는 신기전의 발사 모습이다.
ⓒ2004 푸른깨비 최형국
지난 10일 수원시 화성축제 행사 중 연무대를 중심으로 동북공심돈과 창룡문 일원에서 조선시대 야간군사훈련 야조(夜操)가 재현되었다. 이번 행사는 조선시대 정통 군사무예인 무예24기를 복원수련하는 무예24기보존회가 주축이 되어 이뤄졌다.

▲ 서장대성조도(西將臺城操圖)- 정조대왕이 화성에 올라 군사훈련을 지휘하는 모습이다. 화성의 중심축인 서장대 부분을 확대하여 그린 것으로 당시 군사들의 열병모습이 이채롭다.
ⓒ2004 푸른깨비 최형국
조선시대 군사훈련은 크게 성조(城操: 성에서의 조련)와 수조(水操 : 수상의 조련)로 구분하여 훈련하였는데, 이중 성조를 낮에는 주조, 밤에는 야조라 하여 주간과 야간 모두 군사훈련을 진행하였다.

수조는 1개월 전에 수군절도사가 장계하여 품지하고 군사훈련이 진행되었으며, 성조는 훈련 10일 전에 발표 지시하여 하루 전에 조련패를 달아 훈련에 임하였다.

이번 야조 재현은 1795년 윤 2월 정조대왕이 화성을 행차한 지 넷째날이 되던 12일 서장대에 친림하여 주간 및 야간 군사훈련 지휘하였던 것을 재현하였다. 이번 재현행사는 문헌고증에 철저한 준비를 거쳤으며, 무예24기보존회의 병학연구소에서 고증을 맡았다.

당시 행사를 꼼꼼하게 기록한 <원행을묘정리의궤>란 책에서 야간군사훈련 상황을 그린 '야조도'와 화성성역의궤의 '연거도'를 바탕으로 200년만에 최초로 재현하였다라는 것이 이번 행사의 주요한 의미일 것이다.

▲ 장용영군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황금갑주를 입은 정조대왕이 야간군사훈련의 모든 것을 직접 진두 지휘한다. 임금의 명령은 병조판서를 거쳐 선전관, 교련관에게 전달되어 야간 군사훈련이 이뤄졌다.
ⓒ2004 이진욱
야조의 순서는 기조(군사훈련의 시작을 알림)로 시작하여 하성(성내려오기)를 끝으로 군사훈련을 마치는 것이다. 이 사이에 야간이기 때문에 횃불과 연등 그리고 불랑기포와 조총, 화전을 이용하여 야간군사훈련이 이뤄졌다.

▲ 야간군사훈련 전에 무예24기 마상무예단 선기대에서 마상무예를 펼치고 있다. 사진은 마상편곤으로 일종의 쇠도리깨인 편곤을 이용하여 적의 머리를 공격하는 기법이다. 시연자 최형국 사범
ⓒ2004 이진욱
이번 행사에서는 야조 뿐만 아니라 기마 민족의 혼을 담은 무예24기보존회 마상무예단 ‘선기대’의 마상무예시범이 함께 펼쳐졌는데, 야간에 거친 숨소리를 내뿜으며 달리는 말 위에서의 무예시연은 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좋은 신호탄이 되었다.

또한 460센티미터가 넘는 조선시대 당시 장창을 완벽하게 복원, 기병을 제압하는데 장창이 얼마나 효과적인지도 잘 보여 주었다.

▲ 마상무예 중 기사(騎射)로 기마민족의 혼을 일깨우는 말 위에서 활을 쏘는 기예이다. 시연자는 진경표 사범
ⓒ2004 이진욱
야조 마지막으로는 무예24기보존회 지상무예단 ‘능기군’의 지상무예가 펼쳐졌는데, 늦은 밤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던 2천명이 넘는 관객들에게 기립박수를 받는 등 다양한 볼거리로 야조 재현행사를 마감하였다.

우리의 기억 속에 아련하게 남아 있는 조선의 향기를 타오르는 횃불 속에서, 작열하는 불랑기포에서 느껴보자.

▲ 화성의 성벽을 따라 연거(횃불들기)가 진행된다. 약 200여명이 화성의 동북공심돈을 중심으로 좌우로 펼쳐져 횃불에 불을 밝힌다.
ⓒ2004 이진욱

▲ 야간군사 훈련 순서에 따라 모든 횃불을 동시 끄고, 잠시 후 현등(懸燈)이라는 신호와 함께 오색 쌍등이 화성의 성곽을 수놓는다.
ⓒ2004 이진욱

▲ 신포를 발사한 후 가왜(거짓 왜병)와 장용영 군사들의 모의 전투가 진행된다. 적병이 백보 이내에 들어서면 불랑기포와 조총으로 일제히 타격하고, 적이 50보 이내에 들어서면 화전과 화살을 쏘며, 이후 칼과 창으로 백병전을 준비한다.
ⓒ2004 이진욱

▲ 4미터 60센티가 넘는 조선시대 장창을 완벽히 복원하여 당시 기병을 상대하는 데 장창이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 보여 주고 있다. 시연은 무예24기보존회 연무대 수련단이다.
ⓒ2004 이진욱

▲ 야조의 마지막은 무예24기의 박진감 넘치는 시연이 펼쳐 졌다. 사진은 무예24기 중 하나인 등패로 한 손에는 등나무로 된 방패를 나머지 한 손에는 짧은 칼을 이용하여 상대를 제압하는 기예이다.
ⓒ2004 이진욱
최형국 기자는 무예24기보존회 수석사범이며, 무예사와 몸철학에 관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홈페이지는 http://muye.ce.ro 사진은 이진욱님의 작품입니다.
2004-10-12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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