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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종묘제례 일무-한도 끝도 없는 조선의 향기를 느끼다

 이름 : 최형국

(2004-10-21 10:14:08, 6660회 읽음)

일무(佾舞), 한도 끝도 없는 조선의 향기를 느끼다
김용 선생님의 종묘제례 일무 발표회를 가다
텍스트만보기   최형국(bluekb) 기자   
▲ 종묘제례 일무 공연을 알리는 안내장에는 문무(文舞)를 추는 공연자의 고운 손이 그려져 있다. 저 손을 따라 조선의 선율을 느껴보자.
ⓒ2004 푸른깨비 최형국
지난 19일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는 조선왕조의 기품 있는 선율인 종묘제례악과 함께 일무(佾舞)가 펼쳐졌다.

종묘는 조선왕조 역대 왕과 왕비 등의 신주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곳이며, 종묘제례는 역대 제왕과 왕후의 제사를 지내는 왕실의 전통 제례의식이다. 종묘제례악은 종묘의 제향에 연주되는 음악으로 중요무형문화제 제1호로 지정되어 있다. 또한 종묘제례악은 종묘제례와 함께 2001년에 유네스코지정 '인류 구전 및 무형유산걸작'으로 지정되기도 하였다.

이번 공연은 무형문화재 39호 처용무 예능보유자인 김용(金龍∙71) 선생님과 여러 제자들이 '시용무보'에 나온 일무(佾舞) 전편을 재현 공연하였다.

일무(佾舞)는 문묘(文廟) 및 종묘제례 때 여러 줄로 벌여 서서 추던 춤으로, 제례의 대상에 따라 8일무, 6일무, 4일무로 구분된다.

▲ 공연시작 전 조용히 무대를 가리운 천막에는 수줍게 피어오른 연꽃과 작은 새가 그려져 있다. 이곳에서 펼쳐지는 공연을 저들은 모두 기억하리라.
ⓒ2004 푸른깨비 최형국
즉 천자(天子)는 8명씩 8줄로 늘어선 64명의 8일무로 하고, 제후(諸侯)는 6명씩 6줄로 늘어선 36명의 6일무, 대부(大夫)는 4명씩 4줄로 늘어선 16명의 4일무, 사(士)는 2명씩 2줄로 늘어선 4명의 2일무로 춘다. 따라서 공자(孔子)의 제사인 문묘제례에는 8일무를 하고, 조선 역대왕의 제사인 종묘제례 때는 6일무를 한다.

▲ 보태평지무 공연자의 왼손에는 피리와 유사한 약이라는 무구(舞具)와 오른손에는 적(翟)이라는 마편과 비슷한 무구를 들고 끝도 없는 춤을 춘다. 그 춤을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눈이 감긴다.
ⓒ2004 푸른깨비 최형국
문묘의 일무는 본고장 중국에서는 소멸된 지 오래이나 한국에서는 고려 예종 때 전래된 이래 현재까지도 전해지고 있으며, 종묘의 일무는 조선 세조 때 창제되어 전승되어 왔다. 이 두 일무는 문덕(文德)을 칭송하는 문무(文舞)와 무덕(武德)을 칭송하는 무무(武舞)로 구분된다.

▲ 조용한 움직임 속에는 일흔을 넘긴 김용 선생님의 단아한 움직임이 단연 돋보인다. 제자들을 이끌 듯이 무대 왼편 단에 올라 공연 내내 함께 연무 하시는 모습 속에서 진정한 장인의 모습이 느껴진다.
ⓒ2004 푸른깨비 최형국
이번 공연에서는 1부는 문덕을 기리는 보태평지무, 2부는 무덕을 기리는 정대업지무 그리고 3부는 정대업지무를 무예적 표현한 것으로 전체 3부로 나눠 공연이 이뤄졌다. 특히 무무(武舞)라 불리는 정대업지무에서는 특히 무예를 수련한 사람들이 김용 선생님과 함께 재현작업을 펼쳐 조선의 양날 검법의 형태를 일무를 통해 보여줬다.

▲ 눈빛하나 손짓하나 흔들림 없이 그 길고 긴 보태평지무를 펼치는 연무자들도 조선왕조의 선율 속에 녹아 있었으리라.
ⓒ2004 푸른깨비 최형국
2부를 장식한 정대업지무에서의 암수로 구성된 검술은 조금 아쉽게도 양날 검법의 핵심인 배수와 양날 검선이 제대로 표현되지 못해 그 의미가 쇠락하였다. 다행히도 3부의 정대업지무에서는 결련택견협회 회장인 도기현 선생과 검술에 조예가 깊은 이석재 경인미술관 관장의 무예적 표현이 녹아 들어가 조선초기의 검술 형태를 조금이나마 느껴 볼 수 있었다.

▲ 문무의 무구를 내려 놓고 이제는 검을 들어 선조의 무덕을 기리는 정대업지무가 펼쳐지고 있다. 김용 선생님의 검선은 참으로 곱고도 고왔다.
ⓒ2004 푸른깨비 최형국
그 시작도 끝도 없이 펼쳐지는 일무를 보며 기억의 저편에서 아스라이 남아 있는 조선왕조의 꿈을 되새겨 보자.

▲ 전통무예 택견의 흐름을 가미시켜 정대업지무의 검무를 나름대로 잘 소화시킨 도기현 선생의 모습. 멈추는 듯하면서도 끊임없이 펼쳐지는 검의 움직임 속에 투박하면서 부드러운 택견의 호흡이 느껴진다.
ⓒ2004 푸른깨비 최형국
▲ 정대업지무를 음양의 조화로 표현하듯 두 명의 연무자가 보법을 삽입하여 펼치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검법의 배수법과 검선이 흔들려 그 맛이 퇴색하였다.
ⓒ2004 푸른깨비 최형국
▲ 한 시간이 넘도록 한 곳에 올라 쉼 없이 연무하고 계시는 김용선생님의 모습에 그저 고개 숙연할 따름이다.
ⓒ2004 푸른깨비 최형국
▲ 이석재 관장의 정대업지무에서는 일무의 무예적 발전 가능성을 잘 표현해 줬다. 양날 검술의 흐름과 절도 있는 보법 속에서 조선초기 양날 검술의 모습을 되찾은 듯 했다.
ⓒ2004 푸른깨비 최형국
푸른깨비 최형국 기자는 무예24기 수석사범이며, 무예사와 몸철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홈페이지는 http://muye.ce.ro
2004-10-20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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