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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 <연경, 담배의 모든 것> 조선시대 담배에 대한 사랑과 증오의 역사

 이름 : 

(2008-02-11 12:54:48, 10184회 읽음)

조선시대 담배에 대한 사랑과 증오의 역사
[서평] 안대회 교수가 옮긴 <연경, 담배의 모든 것>
최형국 (bluekb) 기자
  
이 책에는 조선시대 담배의 모든 것이 담겨 있습니다
ⓒ 휴머니스트
연경

승리, 무궁화, 파랑새, 사슴, 나비, 해바라기, 거북선, 한산도, 개나리, 단오, 태양, 샘….

 

위에 열거된 이름들은 다름 아닌 담배의 이름입니다.

 

광복 이후부터 줄기차게 만들어진 담배는 이제 디스, 레종, 에세 등 새롭게 세계화(?)의 이름을 붙이고 우리 곁에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조선시대에도 이렇게 다양한 담배들이 있었을까요? 그리고 그 담배를 어떻게 생산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은 없었나요?

 

만약 조선시대에 담배에 대한 모든 것이 알고 싶다면 바로 이 책을 추천합니다.

 

<연경, 담배의 모든 것> 그 자욱한 담배 연기가 아닌 책 내음 속으로 들어가 봅시다.

 

 

연경(烟經),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담배의 경전?

 

18세기 조선은 말 그대로 새로운 문화의 충격을 온몸으로 감내하며 글쓰기에도 새로운 변화가 일어납니다. 그래서 하찮은 것이라 여겨져 그동안 글로 쓰지 못했던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줄줄이 책으로 묶이게 됩니다.

 

예를 들면 조선후기 쟁쟁한 요직이었던 이조판서, 대사헌, 우의정을 지낸 이서구(李書九)는 연경에서 들여온 초록 앵무새에 대한 이야기를 지어 연암 박지원에게 <녹앵무경>이라는 제목을 받아 책으로 묶어냈고, 유득공은 현재 공원을 주름잡는 비둘기에 대한 모든 것을 담은 <발합경>을 쓰고, 호랑이 대한 모든 이야기를 정리해서 <속백호통>이라는 책을 쓰기도 하였습니다.

 

이외에도 비록 책으로 묶이지는 않았지만, 꽃, 곤충, 채소, 방언 등 그전에는 감히 학문의 영역에 낄 수 없었던 소재들이 대대적으로 지식인들에 의해 재조명되기 시작합니다.

 

<연경> 또한 이런 시대적 흐름을 타고, 이옥(李鈺)이 그의 담배 사랑을 한껏 담아 4권의 책으로 담아 낸 것입니다. 거기에 이름까지 담배의 경전이라 하여 '연경(烟經)'이라고 붙였으니 조금은 삐딱하게 세상을 바라본 조선후기 지식인의 자화상을 보는 듯합니다.

 

  
▲ 한산도와 거북선 담배 이제는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한산도와 거북선 담배의 모습입니다. 그 좋던 우리말 이름은 어디가고 세계화라는 미명하에 디스, 레종, 에쎄 등 국적불명의 담배이름이 판치는 세상이 서운하기만 합니다.
ⓒ 최형국
담배

이옥, 이 책을 왜 썼을까?

 

이 책에는 조선시대 담배에 대한 모든 것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담배를 씨 뿌리고, 수확하는 방법은 기본이고, 당시 담배 피우는 예절과 담배 피우는 도구까지 모든 것을 담아 놓아 그의 담배 사랑을 조금을 엿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옥은 글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지요.

 

"나는 담배에 심한 고질병을 가지고 있다. 담배를 몹시도 사랑할 뿐만 아니라 즐기는 사람이다. 그래서 스스럼없이 남들이 비웃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망령을 부려 자료를 정리하고 저술을 내놓는다." <연경>

 

이렇듯 그는 골초 아니 애연가였습니다. 그는 자신이 매일 밤낮으로 즐기는 담배에 대해 그동안 특별한 저서가 없는 것을 아쉬워하며 누가 비웃든지 말든지 담배에 대한 모든 문화사적 이야기들을 한 권으로 펼쳐 보았던 것이지요. 물론 당시 주변 분위기가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미치는 것에 대해 그전보다는 훨씬 너그러운 시각이 있었기에 그의 저술 작업은 가능했을 것입니다.

 

  
▲ 풍속화 담배썰기 보물 527호로 지정된 단원 김홍도의 <담배썰기> 풍속화의 일부분입니다. 잘 말린 담배 잎을 작두로 썰고 있는 모습인데, 작두질을 하는 사람이나 그것을 보는 사람이나 입가에 한껏 웃음이 담긴 것으로 보아 둘 다 상당한 골초가 아닐까요.
ⓒ 최형국
김홍도

 

애연가지만 담배 피는 것이 미울 때도 있다

 

<연경> 중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정리되어 있지만, 당시 사회상을 조금 엿볼 수 있는 내용이 있기에 잠시 소개해 봅니다. 그 중 연악(烟惡)이라 하여 '담배 피우는 것이 미울 때'라는 소제목으로 부분을 보면 흡사 구성진 판소리 한 소절이 들리는 듯합니다.

 

"어린 아이가 한 길이나 되는 긴 담뱃대를 입에 문 채 서서 피운다. 또 가끔씩 이 사이로 침을 뱉는다. 가증스러운 놈!"

 

"젊은 계집종이 부뚜막에 걸터앉아 안개를 토해내듯 담배를 피워댄다. 호되게 야단맞아야 한다."

 

"길 가는 사람을 가로막고 한양의 종성연(鐘聲烟-아주 비싼 담배) 한 대를 달랜다. 겁나는 놈이다."

 

"대갓집 종놈이 짧지 않은 담뱃대를 가로 물고 그 비싼 서초(西草)를 마음껏 태운다. 그 앞을 손님이 지나가도 잠시도 피우기를 멈추지 않는다. 몽둥이로 내리칠 놈!"

 

위의 내용을 보면 요즘에도 문제가 되는 청소년의 흡연 문제뿐만 아니라, 담배 아끼는 사람한테 비싼 담배 한 대를 그냥 달래는 도적(?) 같은 이야기에 대해 자신의 감정을 살포시 담아냈습니다.

 

특히 뒤에 '가증스러운 놈(可憎)', '겁나는 놈(可怕)', '몽둥이로 내려칠 놈(可榜)' 등 이옥의 마음을 슬쩍 담아 이야기를 펼쳐 놓은 것이 작은 웃음을 선사하기도 합니다.

 

역자 안대회 교수, 고수의 내공이 담겨 있다

 

  
<연경> 원전의 한 구절입니다. 연미(烟味)라 하여 ‘담배가 맛있을 때’를 설명한 구절로, 책상에 앉아 있다가 공부를 마친 후 화로 불에 담배를 붙이면 그 달콤함이 엿과 같다고 하였습니다.
ⓒ 최형국
연경

이 책은 비록 단순한 번역서의 형태지만, 역자인 안대회 교수의 깊은 내공이 들어가 한층 맛깔 나는 책으로 재탄생한 것이어서 소장가치가 충분한 책으로 손색이 없을 것입니다.

 

역자가 밝히듯이 이옥은 그 특유의 필체로 인해 해석하기가 상당히 까다로운 책임이 분명합니다.

 

특히 장마다 자신의 장기를 살려 가듯 언어의 예술적 구사를 하였기에 번역하기가 어려웠음에도 역자인 안대회 교수의 탁월한 내공으로 읽기 쉽게 다듬어 그 정성이 글 곳곳에 붙어 나기도 합니다.

 

필자 또한 졸작이지만 얼마 전 <친절한 조선사>를 출판하면서 눈알이 빠져라 원문에 매달려 봤기에 그 고통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연경>뿐만 아니라, 담배에 대한 애증의 기록으로 담배 예찬론, 담배 금연론 등 다양한 담배이야기를 함께 모아 담배에 대한 문화사를 이해하는 데 소중한 사료로 활용될 수 있어 더욱 관심이 가는 책입니다.

 

거기에 부록으로는 원문을 정리하고, 원본까지 고스란히 담아 놓았기에 원전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 준 좋은 책이기도 합니다.

 

역자인 안대회 교수는 <조선의 프로페셔널>, <선비답게 산다는 것>, <궁핍한 날의 벗> 등 다양한 책을 저술하였기에 그의 깊이 있는 내공이 이 책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는 듯합니다.

 

조선시대 담배에 대한 사랑과 증오의 역사가 알고 싶다면 바로 이 책을 보면 모든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최형국 기자는 중앙대 대학원 사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현재 조선시대 문화사와 관련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조선시대 생활/문화사 책인 <친절한 조선사>의 저자이며, 홈페이지 http://muye24ki.com 를 운영합니다. 

2008.02.11 10:14 ⓒ 2008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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