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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깨비기사] "어머, 부끄러워라... 옷 벗은 닭 좀 보세요"

 이름 : 

(2005-09-18 20:15:51, 9209회 읽음)

"어머, 부끄러워라... 옷 벗은 닭 좀 보세요"
<포토> 옛 기억을 떠올리며 곡성장터를 걸었습니다
텍스트만보기 최형국(bluekb) 기자
▲ 곡성장 맨 앞에는 대나무 빗자루와 지게를 파는 할아버지가 계십니다. 세월의 무게에 눌려 이마에는 주름이 가득합니다. 부디 오래 오래 사셔서 좋은 빗자루 많이 만들어 주시길 빌어봅니다.
ⓒ2005 푸른깨비 최형국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 아주 어릴 적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전남 곡성장에 갔었습니다. 보통은 곡성장보다는 조금 더 가까운 옥과장으로 가는데, 이때는 무슨 일인지 곡성까지 군내버스를 타고 온 기억이 어렴풋이 듭니다.

시골 장이 다 그렇듯이 이리저리 작은 골목을 따라 세상 만물들이 장사꾼들의 소리에 맞춰 제 각각 모양새를 뽐내고 있었습니다.

그때 할아버지는 커다란 눈깔사탕을 사주셨고, 저는 태어나서 처음 보는 것들을 신기한 눈으로 쳐다보곤 하였습니다. 그 작은 눈망울의 아이가 벌써 이만큼 자라 곡성장의 내음을 그리워하며 그곳을 다시 찾게 되었습니다. 이 골목 저 골목을 천천히 걸어가며 이십여 년 전의 작은 기억의 책장을 조금씩 풀어 넘기듯 옛 추억을 더듬어 봅니다.

▲ 참 오랜만에 보는 나무 지게의 모습입니다. 어릴 적 지게 가득 소먹일 꼴을 베어 오시던 할아버지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이제는 나무지게 대신 철봉으로 용접해서 만든 철 지게가 더 잘 팔린다고 합니다.
ⓒ2005 푸른깨비 최형국
섬진강이 조심스레 감싸주고 있는 곡성장은 전통적인 오일장의 형태로 매월 3일과 8일에 장이 선답니다. 예전에 비하면 그 규모나 사람들의 숫자가 무척 작아 졌지만 생의 터전을 그곳에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소중한 만남과 소통의 공간입니다. 섬진강을 따라 수많은 세월을 흐른 강물처럼 그곳의 사람들은 정겹습니다.

말 한마디, 눈길 하나에도 정감이 묻어나는 그곳을 저와 함께 걸어 보시지요.

▲ 푸성귀를 파는 장터 작은 공간에서 아주머니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한곳에 앉아 깻잎 다듬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수많은 세월 그렇게 살았기에 그 곱던 손은 거친 손마디로 바뀌어 버렸습니다. 울 엄마의 손 처럼요.
ⓒ2005 푸른깨비 최형국
▲ 일렬로 등 기대고 서 있는 키의 모습입니다. 제 고향에서는 '칭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는데, 어릴 적에 오줌을 싸면 저것을 머리에 쓰고 소금을 얻으러 다녔답니다. 오랫동안 못 보던 물건이라 더욱 정감이 갑니다.
ⓒ2005 푸른깨비 최형국
▲ 느즈막히 문을 연 철물점 안에는 수많은 연장들이 가득합니다. 늘 그 자리에서 손님을 맞기에 수 십년 단골은 기본입니다. 앗, 저기에 철로 만든 지게가 보입니다. 아마도 나무지게는 곧 사라질 듯합니다.
ⓒ2005 푸른깨비 최형국
▲ 느린 오후 햇살에 취해 깜빡 잠이 들었다가 깨신 곡물전 아줌마의 모습입니다. '워찌 이리도 장사가 안된다냐~'라고 하시는 넋두리 마저 구수하게 느껴집니다. 경기가 빨리 좋아져 저 아주머니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 피어나길 희망합니다.
ⓒ2005 푸른깨비 최형국
▲ 은빛 물결 출렁이는 바다가 그리워지는 생선전의 모습입니다. 곡성은 내륙인지라 바다생선이 참 귀한 곳입니다. 이렇게 장에서 고등어나 갈치를 몇 손 사서 소금 단지에 넣어뒀다가 입맛이 깔깔하면 한 마리씩 꺼내 생선 조림으로 먹는 답니다.
ⓒ2005 푸른깨비 최형국
▲ 곡성장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들락거리는 국밥집의 모습입니다. 장에 물건을 팔러 온 사람도, 사러 온 사람도 밥때가 되면 이곳에 모여 얼큰한 국밥을 먹습니다. 그 향기가 너무도 구수해서 저도 한 그릇 뚝딱 해치웠습니다.
ⓒ2005 푸른깨비 최형국
▲ 어머, 부끄러워라. 통닭 집 앞에 줄줄이 진열된 옷 벗은(?) 닭의 모습입니다. 어릴 적 시골집에서 명절이 되면 늘 닭을 잡았는데, 그때 짚불에 그을려 가며 닭털을 뽑던 기억이 새록새록 피어납니다. 오늘 모두 팔려 나가야 할 터인데, 장터의 손님이 줄어 큰 걱정이랍니다.
ⓒ2005 푸른깨비 최형국
최형국 기자는 무예24기보존회 마상무예단 '선기대'의 단장이며, 수원 무예24기 조선검 전수관장입니다. 중앙대학교 사학과 박사과정으로 몸철학과 전쟁사 및 무예사를 공부하며 홈페이지는 http://muye24ki.com 입니다.
2005-09-18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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