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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화성(華城)의 그윽한 밤 풍경에 취하다

 이름 : 

(2005-10-05 19:19:10, 7213회 읽음)

화성(華城)의 그윽한 밤 풍경에 취하다
가을바람과 함께 걷는 수원 화성
텍스트만보기   최형국(bluekb) 기자   
▲ 은은한 조명 속에 살포시 앉아 있는 화서문의 모습입니다. 6.25전쟁 시에도 유일하게 파괴되지 않고 화성을 지켰던 화서문에는 한 많은 세월이 고이 잠들어 있는 듯합니다. 그 굳은 의지를 기억하며 발걸음을 옮깁니다.
ⓒ2005 푸른깨비 최형국
화성(華城)은 199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근대초기의 군사건축으로서 동서양의 과학을 통합해 발전시킨 건축물'로 평가되어 우리나라에서 다섯 번째로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었습니다. 화성은 세종에 이어 조선의 찬란한 문예 부흥기를 이끌었던 정조에 의하여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 화성의 남문인 팔달문에서 남포루에 이르는 성벽의 모습입니다. 늘 푸르른 소나무와 함께 어우러져 가을밤 정경을 더욱 운치 있게 해줍니다. 비록 쉼 없이 이어지는 계단길이지만 그 고운 향에 취해 힘든 줄 모릅니다.
ⓒ2005 푸른깨비 최형국
정조는 화산(花山) 아래 원래의 수원을 팔달산 아래 현재의 수원으로 옮긴 후, 용이 여의주를 희롱하는 형국이라는 천하명당 화산에다 사도세자의 묘소를 옮겨 쓰고, 그 5년 후인 1794년부터 현재의 수원에 사도세자의 묘소를 옹위하는 새로운 계획도시를 건설하였습니다. 이는 당쟁으로 억울하게 승하한 아버지 사도세자에 대한 한을 풀고, 당시 한양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기득권 세력에 대한 왕으로서 강한 압박 수단이었습니다.

▲ 화성의 중심인 서장대의 모습입니다. 한참을 바라보고 있으니, 화성을 건설하고 흐뭇한 눈빛으로 성 아래를 굽어보던 정조의 모습이 연상됩니다. 이곳에서 정조는 또 다른 세상을 꿈꿨겠지요.
ⓒ2005 푸른깨비 최형국
이때 정조는 사도세자 묘소가 있는 화산의 화(花)자를 따다가 같은 의미의 글자 화(華)로 바꾸어 이 신도시를 화성(華城)이라 명명하게 됩니다. 화성은 정조대왕의 강력한 의지와 그를 돕는 조정의 뛰어난 인재들의 지혜가 결집되었고, 중흥기였던 조선의 튼튼한 국력이 뒷받침되어 화성 건설 공사는 신속히 진행되어서 원래 10년 예정이었던 공사는 2년여 만인 정조 20년(1796) 9월에 완료되었습니다.

▲ 서포루 즈음에서 바라 본 장안문의 모습입니다. 꼬리 긴 성벽을 따라 조명이 영롱하게 드리워 마치 한 마리의 용이 날아가는 모습입니다. 고운 바람 한 점이 가볍게 볼을 스치고 가니 용의 숨소리가 느껴지는 듯합니다.
ⓒ2005 푸른깨비 최형국
정조의 지속적인 관심과 여러 실학자들의 참여로 화성은 당시 하이테크기술의 집약체로 건설되었는데, 다산 정약용(茶山 丁若鏞)이 설계한 거중기(擧重機)가 동원되어 거대한 바윗돌이 움직여졌고, 옹성과 공심돈을 비롯한 성의 핵심부에는 파손시 복구가 쉬운 벽돌이 사용되는 등, 기존의 축성술에 청나라로부터 새로운 지식과 기술이 결합되어 당시로서는 최신의 공법으로 최대의 효율성을 구현하였습니다.

▲ 장안문 옹성에서 바라본 장안문의 모습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문으로 서울의 남대문이나 동대문보다 규모가 크고 웅장함이 따라 올 것이 없습니다. 그 웅장함에는 정조의 큰 뜻이 숨어 있습니다.
ⓒ2005 푸른깨비 최형국
그리하여 둘레 약 6km(5743m)의 장대한 성곽 남북에는 팔달문(八達門), 장안문(長安門)이 웅장하게 서고, 팔달산(八達山) 꼭대기에는 전쟁시 전체 성곽을 통제하는 서장대(西將臺)가 섰으며, 산기슭에는 임금의 임시거처인 행궁(行宮)이 건설되었습니다.

그리고 1784년에 정조는 자신의 아버지이며 억울하게 뒤주에 갇혀 생을 마감한 사도세자(思悼世子)의 존호를 장헌세자(莊獻世子)로 바꾸고, 이를 축하하기 위한 특별 과거시험을 실시하여 많은 무사를 입격시켰습니다.

▲ 북동적대에서 바라본 성 바깥쪽의 모습입니다. 유유히 흘러가는 강물처럼 성벽이 춤을 추며 뻗어 나갑니다. 그 성벽을 따라 걸으면 몸도 마음도 흐뭇해집니다.
ⓒ2005 푸른깨비 최형국
이듬해 홍복영(洪福榮)의 역모사건이 일어나자 국왕의 호위를 강화하기 위해 별시에 합격한 무사들 중 무예에 출중한 자들을 뽑아 장용위(壯勇衛)를 설치하였다.

이후 장용위는 장용영(壯勇營)으로 개칭하면서 명실상부한 하나의 군영으로 자리 잡았으며, 도성중심의 내영과 그 외곽인 수원 화성 중심의 외영으로 확대 편제하여 당시 중앙 군영이었던 훈련도감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였습니다. 그 중 아버지 사도세자의 무덤을 호위하고 행궁(行宮)을 보호하고자 축성하였던 수원 화성은 장용영 외영의 존재로 조선의 국기(國技)인 무예24기가 가장 활발하게 수련되고 펼쳐졌던 공간이기도 합니다.

▲ 동북포루에서 바라본 연무대의 모습입니다. 바로 앞에 움푹 들어간 곳은 동암문으로 밤이 되니 암문의 모습이 더욱 신기하게 다가옵니다. 오르락내리락 하며 벌써 화성의 3분의 2를 돌았습니다.
ⓒ2005 푸른깨비 최형국
그러나 화성은 이후 일제식민시대와 6·25전쟁을 거치면서 많은 부분이 훼손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유네스코에 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이유는 200여 년 전 화성 건설공사의 모든 과정 및 소요자원을 그림으로 그리고 설명하여 <화성성역의궤(華城城役儀軌)>라는 세계에 유례가 없는 완벽한 공사보고서를 남겨 놓아서 훼손된 화성의 완전한 복원을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 화성을 지켰던 장용영 군사들이 무예24기를 수련했던 연무대와 동북공심돈의 모습입니다. 가만히 연무대 기둥에 귀를 기울이면 옛 군사들의 함성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여름밤에는 더위를 피해 시민들이 자주 놀러 오는 곳이기도 합니다.
ⓒ2005 푸른깨비 최형국
이처럼 화성은 우리나라 문화의 중심축이라고 할 수 있는 효(孝)정신의 발로(發露)이며, 조선조 당시 건축기술의 집약체로 그 역사적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성의 위쪽에는 여장이라는 담이 있는데 이곳에는 총이나 포를 쏠 수 있는 작은 구멍들이 뚫려 있습니다. 사선으로 나있는 구멍은 근총안인데, 담쟁이 넝쿨이 뻗어 올라와 화성의 얼굴을 더욱 싱그럽게 합니다. 싱그러운 화성, 그곳에 밤 풍경에 빠져 보시길.
ⓒ2005 푸른깨비 최형국


 

최형국 기자는 무예24기보존회 마상무예단 '선기대'의 단장이며, 수원 무예24기 조선검 전수관장입니다. 중앙대학교 사학과 박사과정으로 몸철학과 전쟁사 및 무예사를 공부하며 홈페이지는 http://muye24ki.com 입니다.
2005-10-05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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