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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문학으로 풀어본 무예 52] 무예 수련은 산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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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22 09:31:33, 2630회 읽음)

 링크 1 : http://www.kg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27980


[인문학으로 풀어본 무예 52편] 무예 수련은 산수가 아니다

▲ 최형국 역사학 박사 수원시립공연단 무예24기 상임연출

무예 수련은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다. 상대에 따라 변화하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 없는 동작으로 흘러버리기가 쉽다. 대표적으로 무예수련은 셈을 하는 산수가 아니다. 1 더하기 1이 2라는 산수의 기본 덧셈원칙은 무예수련에서 통하지 않는다. 내가 한배 더 수련한다고 해서 한배 더 능력이 올라가는 것도 아니며, 상대보다 한배 더 수련한다고 해서 한배 더 능력치가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역시 내가 주먹을 한번 뻗는다고 상대도 한번 주먹을 뻗는 것은 결코 아니다. 만약 이렇게 무예를 더하기나 빼기와 같은 기본 사칙연산처럼 사고하고 수련하면 실제 상황에서는 난해한 미적분 이상의 수학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 순간에는 학창시절 가끔 들었던 일명 ‘수포자(수학 포기자)’로 전락하는 것이다. 물론 더하기 빼기만 해도 일반적인 삶에서는 큰 지장은 없다. 그러나 수학적 사고를 통해 보다 넓은 세상의 경험과 지혜를 배워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고대 수학자들의 상당수가 철학자이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우리가 한번 즈음 들었던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피타고라스 역시 철학자였다. 지금도 그가 남긴 정리인 ‘직각 삼각형에서 직각을 낀 두 변의 제곱의 합은 그 빗변의 제곱과 같다’는 도형을 수로 분석하는 기본 틀이 된다. 당시 피타고라스를 비롯한 상당수의 철학자들은 세상 만물의 본질이 수로 구성되어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다양한 사물이나 현상의 관계를 수와 수의 비교를 통해 그 관계성을 명확히 밝혀내고 더 나아가 우주의 질서와 조화를 수를 통해 인식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 속에서 수학을 연구한 것이다.

인생을 수학으로 표현하자면, 미분과 적분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모든 인생은 매 순간 순간이 선택과 선택 속에서 이뤄지며, 그 선택의 결과가 모여 오늘의 나를 만들고 있다. 아주 쉽게 설명하면, 지난날 내가 지속적으로 무지막지하게 먹어 치웠기에 나의 체중은 늘 표준 이상으로 뚱뚱해진다는 지극히 단순한 사실이 수학을 통해서도 증명 가능한 것이다. 만약 그 뚱뚱해진 몸을 정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내가 앞으로 먹을 양을 쪼개고 쪼개어 가장 작은 단위까지 쪼갠 후 각각의 열량을 체크하고 알맞은 소비량을 미리 계산하고 적용시키는 것이다. 그것이 단순하게 살펴 본 미분이고 적분인 것이다.

그래서 혹자는 “일과 시간은 미분하고, 믿음과 돈은 적분하라”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하기도 한다. 우리가 매일매일 처리해야 하는 일들은 늘 한 없이 쌓여만 간다. 매일 매일 밥을 먹기에 설거지는 쌓일 것이고, 주머니의 돈은 매일 매일 빠져 나가기만 한다. 그래서 마치 회사에서 한 달 내내 일했지만, 매월 카드 결재일이 되면 ‘내가 카드사를 위해서 일을 하나?’라는 웃기지도 않은 망상을 하기도 한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시간을 세밀하게 쪼개고 쪼개서 알뜰하고 계획적으로 진행시켜야 문제가 없다. 그렇게 나의 일과 시간을 쪼개는 것이 미분이다. 그리고 나와 세상의 모든 관계망을 안정적으로 풀어 가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믿음이다. 그 믿음을 바탕으로 돈은 자연스럽게 쌓여 가는 것이다. 만약 믿음을 깨고 제 멋대로 살아간다면 돈은 결코 쌓이지 않는 것이다. 그것이 적분이다.

그래서 미분은 미래를 예측하는 도구로 활용하기도 하며, 적분은 과거를 들여다보는 인생 거울의 기능을 하기도 한다. 이렇듯 수학은 단순한 셈의 한계를 넘어 우리 인류가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핵심 학문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그것을 통해 우리는 좀 더 계획적으로 삶을 배우고, 생각하고, 미래를 꿈꿀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의식구조의 상당부분은 왜곡된 산수가 지배하고 있다. 혹은 내가 어제 무예수련을 두 배 더했으니, 두 배는 실력이 늘 것이라는 어설픈 생각이 그것이다. 내가 이만큼 했으니, 당연히 너도 그만큼 줘야 한다는 논리와 연결되기도 한다. 늘 그렇듯이 남의 떡이 커 보이는 것이며, 내 손톱 밑의 가시가 남의 지랄병보다 아픈 것이다. 부디 산수로 머무르는 셈법이 아닌 수학적 사고를 바탕으로 보다 먼 미래를 풀어 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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